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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이 된 트럼포비아] 취임 즉시 ‘무역전쟁’ 선포…“NAFTA부터 손본다”
-취임 직후 멕시코, 캐나다 정상과 회담 일정 잡아
-“NAFTA 재협상 시작”…현실 장벽도 만만치 않아
-한ㆍ미 FTA 재협상 시동 가능성도, 韓 정부 대책 마련 시급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식 취임과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의 첫 발을 내디뎠다. 트럼프의 대선공약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나 NAFTA 등 무역협정을 새로 체결하거나 폐지하겠다는 발언을 당장 실천에 옮기는 등 ‘무역전쟁’에 돌입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NAFTA 해당국인 멕시코, 캐나다 정상과 잇달아 정상 회담 일정을 잡는 등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백암관 참모진 시무식에서 “여러분도 NAFTA를 알고 있죠?”라며 “대선 때 강조했던 것처럼 NAFTA와 이민 문제, 국경에서의 치안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곧 만날 예정”이라며 “그들과 만나 NAFTA 재협상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재협상을 양국이 거부할 시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으름장’도 놨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NAFTA의 재협상을 공약했다”며 “만약 우리의 파트너(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정 위반 사례를 전부 찾아내고 이를 시정하는 연방 정부 차원의 조처를 내리는데 모든 수단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NAFTA는 재앙”이라고 규정, 취임 100일 내 NAFTA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또 TPP에서 탈퇴하고, 한미 FTA를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현실화까진 수많은 장벽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NAFTA 재협상에 동의하더라도 대다수 공화당원이 오랜 기간 자유무역을 지지해왔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미 의회 통과도 수월한 상황은 아니다. CNN은 “미 의회에서 NAFTA의 재협상안이나 폐기안이 통과되려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NAFTA의 조건을 변경하거나 거래를 철회하면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 인상 요구를 받을 수도 있어 ‘도미노 파장’도 예상된다. 수입물가 급등과 캐나다 멕시코에서의 미 상품의 경쟁력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정 재협상을 위해 의회 문턱을 넘더라도 미국의 수입물가 급등과 더불어 주요 수출시장인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미국 상품 경쟁력 약화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당일 미국 백악관은 ‘6대 국정기조’를 발표했다. 백악관이 밝힌 국정기조에는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 ▷미국 우선 외교정책 ▷일자리 회복과 성장 ▷미 군사력 재건 ▷법질서 회복을 비롯해 ▷미국인을 위한 무역 협정을 그중 하나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날 “미국은 무역을 통해 잃어버린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되찾아오겠다”며 사실상 무역전쟁을 선포, TPP 탈퇴와 NAFTA의 재협상 방침을 분명히 했다. 20여 년전 발효된 무역협정으로 수출 대신 수입이 증가하면서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을 바로잡겠다는 각오다.

1번 타자는 NAFTA지만, 이어지는 무역전쟁에는 한미 FTA도 포함돼 있어 한국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내내 한미 FTA의 재협상을 구호로 외쳐왔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만일 한미 FTA가 올해 폐기된다면 2020년까지 수출만 130억달러, 일자리 12만7000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트럼프가 선거용 ‘쎈’ 공약을 제시했으며, 취임 이후 순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취임 이후 내놓은 국정기조나 취임 일성을 보면 오히려 공약 대비 더 강화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 한국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bonjod@heraldcorp.com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1994년 1월 정식 발효된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 3개국 간 관세를 없애 상품과 서비스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게 골자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은 멕시코서 조립,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철폐했으며, 멕시코도 해당 분야 관세를 모두 철폐했다. 하지만 미국 기업의 멕시코 이동으로 인한 실업의 증대로 미국 내에서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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