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귀국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실무팀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반 전 총장 캠프와 지인들의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반 전 총장의 ‘색깔’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보수 이미지 벗고 중도층 공략=보수진영의 대안으로 비쳐지는데 부담이 있는 반 전 총장은 기존 정치와 차별화된 ‘새정치’의 프레임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은 중도ㆍ부동층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에서 반 전 총장과 함께 했던 오준 전 유엔대사는 12일 반 전 총장의 정치적 스펙트럼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잘 못 사는 사람들, 인권 탄압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유엔 활동의 중심”이라고 “국내 정치 스펙트럼에서 볼 때 보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성일종 새누리당 의원도 “(반 전 총장은)여권 후보도 야권 후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은 조금 더 혁신해서 큰 틀의 실용과 포용의 개념으로 정치 지형을 새롭게 짜서 통일 시대로 가고 세계로 가야지 기존의 협소한 진보-보수 개념, 대결의 개념, 적대적 공생의 개념으로 가면 대한민국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10년간의 국내 정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귀국 후 설연휴 전까지는 민심파악을 위한 전국 순회에 나설 계획이다.

▶반기문 독자 세력 형성, 빅텐트 가능성 높아=귀국 후 반 전 총장의 민심행보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실무진을 중심으로 정치권과의 물밑 접촉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당 창당의 가능성은 낮고, 여야를 불문하고 반 전 총장과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참여하는 빅텐트가 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기문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이상일 전 의원은 “반 전 총장께서 특정 정당을 선택하실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본인이 생각하는 가치, 미래 비전을 말씀하시면서 주요 정파나 지도자들과 생각을 교환하고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어떤 연대를 자연스럽게 형성해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귀국 전 터진 친인척 스캔들ㆍ의혹에 강력 대응=반 전 총장의 귀국에 앞서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가 베트남의 랜드마크72 건물 매각과 관련해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남부연방검찰은 유엔관련 비리로 보고 수사중이어서 반 전 총장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 전 총장은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곧바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