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단체들이 서울 강남에 모였다. 탄기국이 오후 1시 56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정치특검 분쇄’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포문은 보수단체가 열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오후 1시 56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정치특검 분쇄’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탄기국 측은 102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국회 개헌해서 친북 국회의원 압송’, ‘탄핵무효 탄핵기각’, ‘무너지는 거짓보도 특검은 똑똑히 보라’, ‘박근혜, 황교안 대한민국 국민이 지키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손피켓을 들었다.
탄기국은 박 대통령 탄핵 무효, 국회 해산 등을 주장했다. 정광택 탄기국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지난 대선 때 빨갱이(종북 좌파)한테 이기고 이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언론의 선동과 정치검찰의 농간으로 위기에 처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오늘 100만 애국시민이 모인다. 특검 앞까지 가서 우리의 목소리 들려주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후 2시 18분경 일제히 둘러싼 경찰들을 밀어내면서 폴리스라인을 뚫고 도로를 점거해 삼성역 사거리지 주변 교통이 크게 혼잡해지기도 했다.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에서 11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의미하는 304개의 구명조끼가 놓여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집회는 기독교계와 60대 이상 노인들이 선두에 섰다. 1000여명의 목사들과 2000여명의 성가대 등 3000명이 참가했다는 범기독교인 모임은 연설을 통해 “오직 촛불은 태극기로만 막을 수 있다. 여러분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며 “용기를 가져라. 우리가 반드시 촛불을 끄고 나라를 바로 세울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1500여 개 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 11차 범국민행동’ 집회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2017년 첫 주말 촛불집회다. 작년 10월 29일 첫 집회 이후 11번째다. 본 집회에서는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희생자 유족이 직접 무대에 올라 발언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생존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이후 공개석상에서 발언하기는 처음이다.
이날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여 만에 다시 관심이 집중된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조명하고, 진상 규명과 세월호 조기 인양을 거듭 촉구했다.
예술인 양광석(53) 씨는 “새해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희망을 갖고 살자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며 “처음 촛불 집회가 시작됐던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이곳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등 희망의 빛이 보여서 다행”이라면서 “앞으로 남은 일이 많다. 다음주 메시지는 더 희망찼으면 한다”고 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이지우(32) 씨는 “지난 연말 촛불들이 모여 탄핵을 해냈다”며 “새해가 됐지만 촛불은 계속 돼야 한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