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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로 ‘세월X’ 영상 본 특조위 관계자들 “제2 특조위 필요”
-‘세월호 외력설’ 주장에 “인양 후 검증 필요” 신중론

-일부 다큐멘터리 내용에는 “설득력 있다”는 견해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군 잠수함 등 외부에 의한 충격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화물 과적이나 고박 불량이라는 정부의 원인 발표와 상반되는 내용에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관계자들은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지만, 강한 특조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자로’라는 예명의 개인이 지난 26일 공개한 다큐멘터리 ‘세월X’는 세월호 침몰이 ‘괴물체’에 의한 외부 충격 때문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자로는 사고 당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저장된 세월호 레이더 영상을 근거로 군 잠수함과 같은 외부 충격에 의해 세월호가 침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큐멘터리에 자문을 맡은 김관묵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교수 역시 ‘레이더에 잡힐 수 있는 상당한 크기의 쇠붙이’를 언급하며 잠수함 충돌 가능성을 주장했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 군 잠수함 등 외부에 의한 충격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화물 과적이나 고정 불량이라는 정부의 원인 발표와 상반되는 내용에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관계자들은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지만, 강한 특조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러나 당시 ‘세월호 침몰 외력설’을 조사했던 특조위 관계자들은 “아직 검증이 필요한 주장”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종운 특조위 상임위원은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VTS를 확인해보면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정부는 해당 물체가 배에서 떨어진 컨테이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레이더 상에 보이는 형태나 움직임을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군 잠수함에 의한 충돌설에 대해서는 “아직 하나의 가설일 뿐이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외력설은 선체를 인양하면 바로 밝혀질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인양 후 검증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특조위 언론팀장 역시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증명된 주장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자칫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단정적으로 표현될 경우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특조위 위원 역시 “‘세월호 외력설’은 특조위에서도 가능성을 검토했었지만, 정부의 방해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개인의 노력은 존중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릴 시점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자로가 “강력한 세월호 특조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특조위 관계자들도 찬성 뜻을 나타냈다. 특조위는 지난 10월 정부로부터 강제 해산 명령을 받고 사실상 해체된 상태로,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제2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안이 신속 안건으로 상정돼 있는 상태다.



권영빈 특조위 상임위원은 “더 강력한 세월호 특조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한다”며 “현재 국회에서도 특조위의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사법권, 국회에 특검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 등의 진전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진전된 사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제2의 특조위가 출범한다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상임위원 역시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고 사실상 와해시키면서 개인들이 나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로의 다큐멘터리 제작 의도와 노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전했다.

자로가 주장한 세월호 외력설에 대해 해군은 공개 당일 “해당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해군은 지난 2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평균 수심이 37m인 사고 지점은 잠수함이 지나갈 수 없다”며 “잠수함 충돌설은 이미 2년 전에 정리가 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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