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호텔종사자 속속 동참릴레이
K투어카드·영문메뉴판등 관광환경 개선
평창올림픽 계기 관광선진국 한걸음 더…
“한국에서 네 살 때 부터 자랐다. 엄마 따라 시장에 가면 아주머니들은 늘 나에게 맛있는 떡과 엿, 과자를 주셨다. 한국에서 반평생을 살았기에, 나는 낯선 이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한국 사람들의 특징을 잘 안다. 대우받고 싶은 만큼 상대방을 대우해 주는 것, 그 작은 노력만으로도 변화는 분명 일어난다. K스마일 캠페인은 그 시작이다.” (수잔 리 맥도널드, 영어방송진행자/컨설팅회사 라이언 북스 대표이사)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점잖거나 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2의 어머니로 모시는 분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의 깊은 정에 매료되었다. K스마일 캠페인을 통해 미소가 퍼지면서 더 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그 깊은 정을 알게 되길 바란다. 제2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샘 오취리, 방송인)
“원래는 소심한 성격, 그렇지만 옷에 달린 태극마크가 용기와 책임감을 주었다. 거리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훌륭한 일을 대신해줘서 고맙다’고 칭찬할 때 가장 뿌듯했다.” (이영주, 대학생 미소국가대표ㆍ덕성여대)
마음 속 친절, 마당으로 나오다
“한국이 웃으면, 세계가 웃어요”라는 슬로건으로 각계각층이 참가한 2016 ‘K스마일’ 캠페인은 많은 추억과 기록을 남겼다. 이 캠페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조언했던 수잔 리와 샘 오취리는 정이 많은 한국인을 자랑한다. 2016 K스마일의 가장 큰 수확은 친절하고 웃음 많은 한국인의 DNA를 부활시켰다는 점이다.
대학생, 종사자, 청소년 미소국가대표들의 삼삼오오 거리 캠페인은 매일 몇 팀씩 전국 동시다발로 진행됐고, 민관이 함께 서울, 부산, 강원, 제주 등에서 대규모로 진행한 캠페인은 20여회, 5000여명이 참가했다.
대학생 미소국가대표 김현주(22ㆍ숙명여대)씨는 “지난 7월 홍대 거리 캠페인 때 만난 영국인들이 ‘지하철, 버스에서 임산부와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주는 한국의 친절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말했을 때 우리 민족의 남다른 친화력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모, 삼촌 같은 종사자 동참 릴레이
일본인 관광객 미사키 후타마타씨는 “한국 사람들의 정은 지내면 지낼수록 그 깊이가 더해진다. 한일 양국의 정치 관계가 다소 민감한 구석이 있지만, 나는 주위 일본 지인들에게 당당히 한국의 인정미를 얘기한다. 그리고 ‘한국에 가본 적이 있나요’라고 물은 뒤 ‘만약 당신이 한국 사람을 만나면 당신도 나처럼 한국 마니아가 될 겁니다”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후타마타의 입소문 내기 덕분일까? 지난 10월 일본인 관광객은 무려 26%나 증가했다.
한국인의 미소를 부활시킨 첨병은 자식 같고, 조카 같고, 친구 같은 대학생, 청소년 미소국가대표들이다. 이들이 만난 외국인 관광객은 8만명에 육박하고 이들의 제안을 받고 K스마일 캠페인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식당 아줌마, 택시기사, 호텔 종사자는 10만명을 훌쩍 넘는다. 택시조합 등 곳곳의 관광 관련 업계 대표 단체들이 “우리도 K스마일 하겠다”는 결의를 알려왔다. K스마일 앞에서는 경쟁사도 하나가 된다. 아시아나 소속인 박삼구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은 종사자 K스마일 운동을 펼치고 있던 대한항공 직원의 손을 잡고 격려하기도 했다.
전경련, 지자체 등 협력단, 개선책 실행
K스마일은 웃고 친절하게 응대하자는 게 전부가 아니다. 현장에서 개선할 점을 정책으로, 현장 협력으로 실제 구현하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재단법인 한국방문위원회가 관광환경을 개선할 목적으로 민관 기관들로 발족한 ‘K스마일 캠페인 협력단’은 올 봄 첫 회의 이후 자주 소통하면서 숱한 개선책을 내놓고 실행했다.
협력단은 ‘관광 환경 개선의 실질적이고도 힘 있는 장치‘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을 커버하는 17개 광역지자체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관광협회 중앙회, 한국여행업협회,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28개 유관 기관 및 단체로 구성돼 있다.
‘어디에 뭐가 부족하고 불편하더라’는 수많은 의견이 수렴되면 협력단이 곧바로 액션플랜을 제시하고, 중앙정부차원의 제도개선책은 전담부서인 문체부 관광정책과가 협력단 협의 내용을 정부 각 부에 알리거나, 각 지자체가 정부 소관 부처에 개선점을 공유하게 된다.
K트레블 버스, K투어카드, 부가세 환급, 관광경찰의 예방적 단속, 계약위반 저가관광 철퇴, 먹거리 위생 개선, 영문 메뉴판 보급, 청소년 정서함양을 위한 봄 가을 여행휴업, 제주 K스마일 특구 조성 등이 바로 이같은 현장중심형 토론의 결과물이다.
평창올림픽 계기 ‘관광대국’화 첨병으로
‘2016~2018 한국방문의 해’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기 위한 ‘K스마일’ 실천 목표는 단계적으로 설정돼 있다. 올해 기반을 닦은 만큼 평창올림픽을 1년 앞둔 내년에는 지구촌 이웃들의 한국 러시가 실질화 될 수 있도록 외국인 특별인센티브 제공 등 프로모션을 활동을 벌이고, 2018년에는 관광 환경의 세세한 부분까지 개선한 다음 페스티벌 등 차별화된 컨텐츠를 확충하는 한편 올림픽 유산을 고리로 외국인관광객을 매료시킬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방문위원회 한경아 사무국장은 “모든 국민이 각자 한국을 대표하는 홍보대사라는 마음으로 외국인관광객들 우리집에 온 손님처럼 따뜻하게 대한다면 그들에게 한국은 다시 또 찾고 싶은 나라로 기억될 것이고 우리는 관광선진국의 문 앞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