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집회까지 약 822만명 참가
퇴진행동 “성탄전야·세밑 촛불”
지난 8차례에 걸쳐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연인원 약 830만명의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요구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심판이 진행될 헌법재판소에 지금껏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함으로써 사실상 끝장 대결을 선언했다. 강추위와 장기화 양상으로 인해 참가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촛불집회가 박 대통령의 ‘버티기’에 새로운 동력을 얻어 연내 연인원 1000만명을 넘어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에 따르면 지난 8차에 걸친 촛불집회를 연행자 한 명 없이 평화적으로 치러낸 경험을 바탕으로 9ㆍ10차 촛불집회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24일)와 세밑(31일)이란 특성을 최대한 살려 동력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24일엔 연인 단위 참가자들에 맞춰 ‘축제’ 성격을 부각해 기획 중이다. 특히, 31일엔 박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송박영신(送朴迎新)’의 의미로 ‘최대 집중의 날’을 기획,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와 촛불집회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주최측은 내부적으로 박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가결과 부쩍 추워진 날씨, 장기화 양상 등으로 인해 참가 인원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친박 세력의 서울 도심과 헌재 앞 맞불집회가 본격화되고, 박 대통령 측의 버티기에 대한 분노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지난 17일 제8차 집회에도 전국적으로 77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여기에 지난 18일 박 대통령 측이 국회의 탄핵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답변서를 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도 다시 높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직장인 서모(34ㆍ여) 씨는 “매주 촛불집회에 나가다보니 힘들어 지난 3주간은 잠시 쉬고 있었다”며 “공개된 박 대통령측의 헌재 답변서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촛불집회에 참가하라고 부추기는 초대장”이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양모(58ㆍ여) 씨도 “최근 청와대의 태도를 보면 탄핵안 국회 가결만으로는 끝이 아니란걸 새삼 느끼게 된다”며 “최대 인원이 모인 지난 6차 촛불집회에만 참가하고 지켜보는 쪽에 가까웠는데, 다가오는 31일 촛불집회에는 꼭 참가할 예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분위기라면 연내 열린 10차례의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연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남은 두 차례 집회가 인구 이동이 많은 크리스마스와 신년 전야와 겹친 만큼 자연스럽게 촛불집회에 참여ㆍ유입되는 인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퇴진행동 측 관계자는 “씁쓸하게도 (박 대통령 측에서)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도록 계속 투쟁의 불쏘시개를 제공해주고 있다보니 촛불이 사그라들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향후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과 황교안 총리(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 압박을 하는 것과 동시에 헌재에 빠른 심판을 요구하는 시민 다수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세 갈래 행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