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도 즉각사퇴 윤리위 원상복구 요구
15일 새누리당 내 친박계(親박근혜계)와 비박계(非박근혜계)간 대치가 분당 수준으로 치닫는 가운데 당직자들마저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즉각사퇴를 요구했으나 최고위원회는 이를 거부했다. 21일 동반사퇴하겠다고 사실상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조원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 지도부는 오늘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표와 함께 오는 21일 사퇴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가 열린 이정현 당대표실에는 사무처 당직자 100여명이 몰려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윤리위원회의 원상 복구를 요구했다. 이날 회의 시작 15분여를 앞두고 회의장을 에워싼 당직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당지도부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대표실 내 사무공간에 있다가 당직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30분이나 늦게 회의장에 들어서는 등 최고위는 파행했다. 구호와 비난이 이어진 끝에 이 대표가 30분이나 늦게 회의장에 나타나자 당 사무처 직원 대표자는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읽었다. 이들은 “당의 윤리성은 정당의 존립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며 보수정당의 핵심은 책임정치”라며 ▷당 윤리위 추가 인선 즉각 취소 및 윤리위 원상복구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원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중앙당과 시ㆍ도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전날 비상총회를 열고 결의한 입장이다.
조 의원은 21일 지도부 사퇴를 결의했다고 하면서도 단서를 달았다. 조 의원은 “중도 성향의 원내대표가 선출된다면 친박 해체는 물론 (지도부의)전면적 2선 후퇴를 요청한다”고 했다.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정우택ㆍ나경원 의원 중 친박 성향의 정 의원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다.
한편, 친박 지도부는 최근 이진곤 위원장이 이끌던 윤리위에 새롭게 8명의 친박 성향 위원들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의 종전 윤리위는 박근혜 대통령의 징계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였고, 친박 지도부가 이를 막기 위해 윤리위원들을 추가 임명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에 반발 지난 13일 다른 6명의 종전 윤리위원과 함께 집단 사퇴했다.
이형석ㆍ이슬기ㆍ유은수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