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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일기, 임신 시사” 억측 보도 파문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출판한 일기모음집 ‘박근혜-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에 임신을 시사하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는 황당한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교포용 한국어 매체 선데이저널 온라인은 지난 8일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일기모음집 193페이지에 실린 1992년 5월 21일의 일기를 통해 ‘내가 왜 태어났을까?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것이 생이라면 새 생명을 또 탄생시킨다는 일은 그 아기에게 끔찍한 짐을 지워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선데이저널은 ‘새 생명을 또 탄생시킨다’는 문장이 그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출산을 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또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일은 그 아이에게 짐을 지워주는 일이 될 것’이라는 문장 또한 임신을 한 여성이 쓸법한 문장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 글 단락에 이어 “그런데 요즘에는 난생처음으로 산다는 것이 기쁘고 고마운 일이라는 느낌이 든다. 눈에 보이는 기쁜 일도 없고, 오히려 객관적으로 볼 때 나의 생활은 불행하다고 보여 지기도 하겠지만 나로서는 난생처음 가져보는 마음의 평온이라서 하루하루가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고 썼다.

이어 “내 생에 다시 또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하늘의 선물이라고 감사히 생각하며 정말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아까운 물건 쓰듯 없어질까 두려워하며 순간순간을 기쁘게 살고 있다”는 말로 일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 매체는 이 책의 해당 대목을 임신경험이 있는 여성들 4명에게 읽게 하고 감상을 물은 결과 “모두 임신경험이 있는 여성이 쓴 글”이라는 반응이 나왔다며, 이를 근거로 박 대통령이 임신한 경험에 대한 시사한 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이 매체가 제시한대로 오직 ‘임신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임신한 여성의 글일 것이라고 반응했다’는 것뿐이다. 논리적 뒷받침을 할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문장을 구태여 왜곡해 해석한 노력도 역력하다. 산문에서 있을 법 한 상식적인 수사, 비유로 접근할 때 이를 임신과 연결짓는 것은 나가도 너무 나간 무리수다.

탄핵소추를 당해 대통령직 상실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에 대한 임신설, 혼외관계설은 일찍이 사실 여부에 관계 없이 몇 차례 제기됐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기 몇줄을 이렇게 억지논리로 꿰맞추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이같은 무차별적 인격비하와 비아냥과 함께 여성성에 결부된 신체적 특성을 조롱거리로 삼는 행태는 오히려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정당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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