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존 킬더프 어게인 캐피탈 파트너는 CNBC 기고문을 통해 “모든 정황으로 볼 때 OPEC 합의는 이미 무산된 것처럼 보인다”며 “유가가 배럴당 25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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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이라크에 감산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은 사우디가 감산 할당량 대부분을 떠안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이란,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이 원유 시장에서 소외당했을 때 가장 이득을 얻은 당사자가 시장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이득을 얻은 당사자’란 사우디를 가리킨다.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올초부터 늘어나 하루 1050만배럴에 달하고 있다. 보통 사우디는 여름에 원유 수요가 줄면 생산량을 줄였지만, 올해는 계속해서 생산량을 유지하고 수출을 늘렸다. 이란과 같은 경쟁국들을 의식한 행보다.
최근 사우디는 이란과의 회담에서 “OPEC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생산과 수출을 더 늘릴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과거에도 유가 폭락을 부추긴 전례가 있다. 1998~1999년 베네수엘라가 급격하게 원유 생산량을 늘리자 사우디는 자국의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당시 원유는 배럴당 10달러까지 추락했다.
킬더프 파트너는 “OPEC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유가가 배럴당 25달러까지 갈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AP통신 역시 “이번주만 해도 OPEC이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는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아보인다”고 전했다.
이같은 우려로 이날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3.9% 하락한 45.23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과 이라크가 OPEC 회의 직전 다소 누그러진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막바지 협상에서 이란은 앞서 서방의 제재로 줄어들었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한 뒤 2017년 초에 생산량을 동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역시 생산량을 동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란과 이라크의 입장은 광범위한 감산을 요구하는 사우디를 만족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OPEC 관계자는 전했다. OPEC은 하루 100만배럴 이상 규모의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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