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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美사례로 본 어린이 채식육아 논란, 당신의 선택은?
[코리아헤럴드=리얼푸드 송지원 기자] 지난 10월,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 사는 엘리자베스 호크라는 여성은 11개월 된 아들에게 소량의 과일과 견과류 외 다른 음식을 주지 않은 혐의로 고발당했다. 아이가 영양부족으로 발달 장애를 겪으며 제대로 기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자, 호크와 별거 중이던 남편이 동네 복지 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며 그녀의 ‘비건 아이 키우기’가 막을 내렸다. 


이번 호크 건으로 펜실베니아 주 의원들은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부모가 채식을 강요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입법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05년 플로리다 주에 사는 조셉 앤더슨과 라모이 앤더슨 부부는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이에게 밀과 코코넛 워터, 아몬드 밀크만 먹여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으로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조지아 주의 다른 부모는 6주된 신생아에게 두유와 사과 주스만 소량으로 먹여 죽게 한 혐의로 징역형에 처해지기까지 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10년 간 윤리적인 이유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채식에 관심을 갖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채식주의자 부모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적지 않아, 아이를 채식주의자로 키우는 것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콜로라도 주에 사는 채식주의자 엄마 풀비아 세라와 아들. 세라는 한 살짜리 아들을 비건으로 키우고 있다.<출처=AP통신 브레넌 린지>

하지만 그반대의 사례도 있다. 콜로라도 주에 사는 풀비아 세라는 아이들을 채식으로 키우는 것에 대한 비판에 제대로된 방식을쓰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식주의자 12살 딸과 갓 돌을 지난 아들을 키우는 세라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막무가내로 굶기기보다는 전문의와 상담해 필수영양소가 포함된 채식 양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 소아과 의사 협회는 올해 보고서를 통해 아이를 비건으로 키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성장기에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 B-12, 비타민 D, 철분, 아연, 칼슘 등을 올바르게 섭취하지 않으면 뇌 발달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실제 매사추세츠 주에 사는 영양학자 리드 맨겔스는 20대가 된 두 아이를 평생 비건으로 키웠지만 한 번도 영양 부족을 겪도록 두진 않았다고 전했다. 필수 영양요소인 비타민 B, D와 단백질이 많은 달걀이나 우유를 먹이지 않아도 동일 영양소가 풍부한 다른 식품이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채식자체가 아니라 채식으로 키우면서 제대로된 영양소를 공급하는 게 관건이라는 의미다.

리드 맨겔스는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야기들은 채식의 문제가 아니라 무분별한 식단의 문제다. 일부 사례를 일반화해 채식주의자 부모들은 무책임하다고 낙인찍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jiwon.s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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