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美 트럼프 승리] ‘외교 줄타기’ 중요성 커지는데…朴의 ‘외치’는 문제 없을까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8일(현지시간) 270여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백악관 입성을 사실상 확정 지은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외교전략에도 정치권의 눈길이 쏠린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운영 동력을 잃어버린 박 대통령이 미국ㆍ중국ㆍ북한의 3자 사이에서 ‘전략적 외교’를 적절히 구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대다수다. 국무총리 추천 권한을 국회로 넘기며 ‘외치(外治) 수장’을 자처한 박 대통령의 ‘2차 시험대’다.



이날 새누리당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소가 발간한 ‘2016 미국대통령 선거 보고서(여연포커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 미ㆍ중 관계의 불확실성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터무니없는(preposterous)’ 것으로 일축하는 등 강경일변도의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여의도연구원은 ‘전략적이며 유연한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사안에 따라 자율성을 갖고 균형을 잡는 혜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여의도연구원은 특히 “안보ㆍ경제적인 측면에서 추가적인 부담이 더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경색국면 속에 대부분의 관계가 단절돼 있는 현재의 남ㆍ북 관계에서 벗어나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이를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략적 외교를 구사하는 데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의) 안보ㆍ무역 압박에 대해 북한문제와 남ㆍ북 관계를 지렛대 삼아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외교정책의 능수능란함이 필요한 정국이 시작된 셈이다.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 상실이 외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19일~20일 페루 리마)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함을 감안해 대통령께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외교 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당초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 대통령을 대신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최근 ‘총리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대참(代參) 가능성도 거론된다.

즉, APEC 정상회의를 불과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서도 박 대통령 대신 누가 정상회의에 참석할지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파고가 외교 정책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운 셈이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미국ㆍ중국ㆍ러시아 등 북핵 외교의 주요 당사국 정상들이 모이는 APEC을 대북제재 압박 기조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킬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불참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