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코트라 베트남 호치민 무역관의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를 이끌고 있는 최대 경제도시인 호찌민과 수도 하노이에선 ‘가성비’를 중요시한 소비 경향이 뚜렷하다. 이런 경향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가격 대비 성능에 초점을 맞춘 소비 경향은 휴대폰 구매에서 잘 드러난다. 베트남 통신회사인 FPT 매장에서 최다 판매 기록을 갖고 있는 스마트폰은 OPPO의 F1s 모델. 이 제품이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사이에서 최고의 실적을 낸 것은 ‘최저가’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중시하는 최근의 소비 트렌드에 정확히 부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눈물나게 매운 음식이라는 뜻의 ‘미 까이(Mi Cay)’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지인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이 음식은 한식이현지화된 것으로 한국의 부대찌개와 유사하다. 이 음식이 시장에 등장할 당시 판매자들은 단계별(총 7단계) 매운 맛에 도전하는 대회와 우승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도전욕구를 자극해 이목을 끈 것으로 전해진다.
건강을 생각해 콜라보다 차(Tea)를 선호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현지 언론들은 베트남인들의 건강식품 구매의식이 향상됨에 따라 탄산음료의 대체재로 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베트남 전체 음료시장 규모는 48조995억동(약 2조4050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약 2배 성장했으며, 2015년 전체 음료시장 중 ‘차 음료’ 부문의 성장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를 선호하는 것도 최근의 트렌드다. 열대 기후인 점을 감안할 때 샌들이 가장 보편적인 신발 종류이지만, 10~2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유명 스포츠웨어 브랜드 운동화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오래된 아파트가 카페 및 인테리어 가게로 재탄생하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지하철 공사와 부동산 붐으로 인해 아파트와 건물이 대량 신설됨에 따라, 깨끗하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새 집을 찾아 이사하는 현지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소 20~30년 된 호찌민시의 오래된 아파트들은 골칫거리가 되는 듯 싶었으나, 2015년부터 소규모의 개인 가게들이 하나하나 입주하며 또 다른 의미의 아파트로 재탄생하고 있다. 특히 발코니가 있는 거리 방면의 아파트들은 카페가 주로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베트남 특유의 빈티지 콘셉트를 강조한 카페들도 유행이다. 일례로 ‘꽁카페’는 하노이를 시작으로 현재 베트남 전역에 총 20여 개의 지점을 둔 대표적인 현지 카페 중 하나이다. 이 카페는 1980년대 문호 개방 이전 베트남 사회주의 시절의 분위기를 구현하고, 그 당시의 향수를 자극하는 종업원 유니폼, 골동품 등의 소품 및 인테리어가 차별화된 포인트가 되고 있다.
호치민 무역관은 가격을 최우선시 하던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가격 대비 품질과 건강을 고려한 제품을 찾는 현지 소비자들이 눈에 띄고 있으며, 급속히 변하는 사회에 대한 반작용으로 베트남 대도시 소비자들은 정신적으로 위안을 주는 옛날 감성의 아이템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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