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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학규에 손 건넨 안철수, 두 남자의 ‘동상이몽’?
[헤럴드경제=김은빈 인턴기자] 중원 무림으로 돌아온 손학규. 그리고 그에게 손을 건넨 안철수. 두 남자는 필시 동상이몽을 꾸고 있을 터다. 둘다 머리가 되고자 하는 까닭에 연대한다면 시한부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20일 자신의 정계 복귀와 소속당 탈당을 밝히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책 ‘나의 목민심서-강진일기’의 한 대목을 공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자신에게 전권을 주겠다며 국민의당으로 오라고 제안했다는 것. 안 전 대표도 이에 “표현은 조금 달라도 취지는 그렇다”고 21일 KBS 통화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손 전 고문과 안 전 대표의 ‘심상치 않은’ 만남에 이찬열 의원 등 일부 친 손학규계 인사들도 추가 탈당 의사를 보이는 등 야권 대선 판도의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의 경우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가 10%대 지지율에 그쳤다. 그는 정치 입문 초기 뜨거운 관심과 젊은 층의 지지를 받으며 ‘유력 대권주자’로 촉망받았다. 하지만 그가 국회의원으로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유력 대권주자군으로 이름을 올린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에게도 위협받는 실정이다.

특히 야권의 독보적 1위 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도 큰 격차로 뒤쳐진 상황에서 중도 성향인 야권 인사들의 지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3당으로서 입지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큰 인물’의 영입이 필요한 시점이란 분석.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손 전 고문에게 입당 러브콜을 보냈다.

반면 손 전 고문의 의도는 좀처럼 파악하기 힘들다. 손을 맞잡는다면 그가 과연 내년 대선까지 안 전 대표의 ‘조력자’ 역할을 이어갈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정계 은퇴 후에도 꾸준히 대권주자로 거론됐으나, 미미한 지지율을 보인 그에게 ‘3당의 전권을 주겠다’는 안 전 대표의 제안은 솔깃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이다.

원래 그의 소속 정당인 더민주에서는 문 전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같은 정당 소속인 박 시장과 이 시장의 성장도 그에겐 ‘정치적 두각을 드러낼 기회가 적다’는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손 전 고문은 2년 전 정계를 은퇴하고 나서도 이 순간(정계 복귀)을 위해 자신의 ‘목민심서’를 썼다. 오리지널 목민심서를 펴낸 학자 정약용과는 다른 ‘꿈’을 가지고 정계에 복귀했을 것이다. 이들은 마치 ‘도원결의’를 연상케 하듯 “우리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권 교체를 하자”고 손을 맞잡는 수순을 앞두고 있다. 과연 이들의 합심이 야당 대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kimeb265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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