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만성호흡기질환자, 임산부는 독감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접종 후에도 항체 생성에 2주 정도 걸려…개인, 주변 위생관리 철저히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흔히 감기와 독감을 같은 질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감기는 주로 리노바이러스 등 200여 종의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전신적 증상없이 단순 콧물, 기침, 두통, 피로감 등을 보이며 안정과 휴식을 취하면 비교적 쉽게 자연 회복된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며 고열, 전신근육통, 기침 등 전신적인 증상을 유발하고 전염성이 강하고 질환자나 노약자는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까지도 이를 수 있다.

(건강면 톱)독감, 단순 감기 아니다…심하면 사망까지 부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독감 예방하려면 제대로 알아야=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의 핵단백질의 구성에 따라 A, B, C형 세가지 종류가 있다.

A형은 증상이 심하며, 변이가 자주 일어나고 전염성이 매우 강해 단시일내에 유행하는 병이다. B형은 증상이 A형보다 덜 심하며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지만 전염성이 있어 유행성 독감을 일으킬 수 있다.

C형은 증상이 경증이거나 무증상이며 사람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과거에 유행했던 조류 인플루엔자(H5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A형으로,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 또는 야생조류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의 하나이다. 일종의 동물전염병인데 변이가 일어나 사람에도 감염돼 이에 대한 면역이 없는 사람에서 고병원성 성질을 띠면서 대유행을 일으킨 바 있다.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과 구별하기 힘들어 정확한 발생 수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유행하면 인구의 10~20%가 감염된다 변이가 심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면 감염자가 더 늘어 40%에 달하기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된 증상은 1~4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런 발열(38~40도)과 두통, 오한, 인후통, 마른기침과 같은 호흡기증상과 이후 장기간 지속되는 근육통, 극도의 불쾌감, 전신쇠약 등이 있다.

합병증이 없을 때는 3일 내지 5일간의 열과 눈충혈, 콧물, 기침 등과 가벼운 근육통을 앓고 자연히 치유과정으로 넘어가지만 합병증으로 폐렴, 근염, 근융해증, 뇌염같은 신경계 감염, 심근막염을 일으켜 심각한 후유증과 치사율을 보일 수 있다.

김경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특히 노인, 만성호흡기질환자, 임산부 등은 독감의 합병증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서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접종 후 ‘30분ㆍ3시간’ 지켜야=최근 몇 년째 기후변화로 인해 올해도 어김없이 독감이 크게 유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받았다면 30분은 예방접종을 받은 의료기관에 머물며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며, 집에 돌아간 후에도 3시간 가량은 편히 쉬는 것이 좋다. 드물지만 예방접종에 대한 이상 반응으로 고열 또는 구토, 경련 등 전신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예방접종을 하고 나면 우리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걸린다. 접종 후에도 개인위생과 주변 위생관리를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다.

예방접종을 받은 날에는 되도록 과격한 운동과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마트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접종부위가 더러워 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접종 당일에 샤워나 목욕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접종 후 접종 부위에 통증과 부종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개 이틀이 지나면 사라진다. 하지만 호흡곤란, 갑작스런 쉰 목소리, 눈 부위의 심한 부종, 손발가락에 감각이 없어지는 증상은 심한 이상 반응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김윤경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평소 사람이 많은 곳을 다녀오면 손을 깨끗이 씻고 기침, 재채기 증상이 나타나면 마스크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며 “이와 함께 충분한 수면과 수분보충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만일 예방접종 후에도 고열,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신접종이 100% 예방은 못 해=주의할 것은 독감 예방주사가 독감을 100% 예방하게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독감 예방주사는 그 해에 유행이 예측되는 항원형에 대한 예방주사이기 때문에 다른 항원형의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이 되면 독감을 앓게 된다. 또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예방주사를 맞아도 충분한 면역력이 생기지 않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독감과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독감이나 감기 바이러스는 공기 중 떠다니는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전염이 가능하나, 대부분 신체 접촉을 통해서 전염된다. 따라서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

또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신선한 채소류, 과일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건강한 식사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김경수 교수는 “임산부 역시 접종이 권장되나 임신 12주 이후에 맞는 것이 좋다. 그러나 6개월 이하의 영아나 계란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열이 있는 사람은 접종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