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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마약사범 늘고 밀수도 진화…‘위기의 마약청정국’
마약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워 더 치명적이다. 마약을 복용하기 위해, 혹은 복용하고 저지르는 범죄도 위험천만하다. 그러나 마약을 거래하는 범죄조직은 사라지지 않는다. 밀수하기는 어렵지만, 몇번의 시도 중 한번만 성공해도 거액을 챙길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밀수를 잡아내려는 세관과 경찰의 압박은 점점 강해지지만, 이를 피해가려는 밀수조직의 수법도 점점 다양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고수익 보장, 공짜로 외국여행 가실 분’이라는 광고에 혹해 마약을 운반해 준 운반책과 상습투약자 등 62명이 마약류관리법 위반혐의로 검거됐다. 이들 운반책은 공짜 해외여행과 물건을 운반해주는 댓가로 목돈을 준다는 말에 ‘마약을 밀수한 범죄자’가 되고 만 것이다. 적발되지만 않으면 별 일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마약 범죄자라는 무서운 굴레를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사소한 혜택에 취해 이런 중대한 범죄에 가담한 사례를 보면 놀라움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이런 운반책 중에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이도, 해외여행과 목돈을 챙기려던 대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데, 고작 공짜 해외여행 보내준다는 미끼를 스스로 물었으니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자업자득이다.

해외여행을 미끼로 일반인을 운반책으로 활용한 것은 마약 조직의 발상이었다. 과거 조직원들이 몸 속에 숨겨들어오거나, 구두 컴퓨터 등에 넣어오고, 혹은 우편물로 마약을 부쳤으나 이런 방법이 다 드러나면서 한계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국내 상습 마약복용자도 늘어나고 있다. 대검찰청의 2015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1만명을 밑돌던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1만1916명으로 2014년보다 20% 가량 늘었다. 적발된 마약류의 중량 역시 28% 증가했다. 이는 마약 구하기가 그만큼 쉬워졌다는 얘기다. 전문적인 조직들이 들여오는 마약 외에도, 원어민 강사, 이주노동자 등 외국인들이 개인적 혹은 조직적으로 밀수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직접 살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압수한 마약의 20%정도가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이었다고 하니 마약이 지금 한국사회에 얼마나 가까이 파고들었는지 알 수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마약과 총기 범죄는 드물다’고 하던 것도 이제 옛말이다. 한국은 아직까지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조만간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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