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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점 무거워지는 롯데의 입? 물증확보에 수사 성패달렸다
이인원 부회장 극단적 선택
주요인물 소환 일정 차질
관계자 진술확보 난항 불보듯
檢은 “큰 영향 없다” 선긋기



‘롯데 2인자’ 고(故) 이인원(69) 부회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총수 일가를 향해 가던 검찰 수사에 급제동이 걸렸다. 주요 인사들에 대한 소환 일정이 전면 재검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 진술보다는 물증 확보 여부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지난 주말 동안 긴급 회의를 열고 향후 수사 일정에 대한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일단 이 부회장의 장례가 끝나는 오는 30일까지는 사실상 추가 소환이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의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소진세(66)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은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황각규(61)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비롯해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 등 검찰 조사를 받은 인사들이 대부분 장례 집행위원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장례일정을 감안하면 핵심 인물에 대한 소환은 다음달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정점에 있는 신동빈(61) 회장에 대한 소환도 추석 전후께 이뤄질 공산이 크다.

검찰 수사도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수사 비협조로 일관하던 롯데 관계자들이 이번 일을 기점으로 ‘입’이 더욱 무거워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피의자들의 진술을 통한 혐의 입증 역시 사실상 어려워졌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죽은 사람이 다 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면 검찰로서도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물증 확보 여부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일단 검찰 측은 “지난 압수수색과 두달 반 동안의 수사로 이미 충분한 물적 증거가 확보돼 있다. (이 부회장의 자살로) 수사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수사 차질 우려에 선을 긋고 나섰다.

하지만 현직 계열사 사장급 가운데 허 사장과 강 사장의 구속영장이 연이어 기각됐고 신격호(95) 총괄회장의 수천억원대 탈세 의혹 관련 키를 쥐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서미경(56) 씨가 일본에 머물면서 검찰 소환에 계속 응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사 동력이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이 부회장의 유서에 “작년 초까지 모든 결정은 신 총괄회장이 했다”는 표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거액의 횡령이나 비자금 조성에 대한 구체적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롯데 측은 현재 그룹장으로 치러지는 이 부회장의 장례 절차를 마무리 하는 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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