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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색 채소의 역습②]비슷한데 다른 과일ㆍ채소…넌 정체가 뭐니?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라이거(수사자+암호랑이), 졸스(얼룩말 수컷+암말), 노새(당나귀+암말) 등은 서로 다른 종(種)의 교배로 낳은 새로운 종이다. 각 종의 장점만을 고스란히 물려 받은 것이다.
교배가 아주 드물었던 만큼 ‘라이거’의 경우로 한국에서는 1989년 8월 29일 용인장연농원(현재 에버랜드)에서 몇 년을 공들인 끝에 만들어낸 회심의 작품(?)이다.
연일 언론은 라이거 탄생을 알렸으며 아이들은 라이거를 보러가자고 졸라대면서 자연농원에 관람객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교배가 동물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우리도 모르게 마트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먹거리에도 교배 채소와 과일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

식물의 교배도 여러 장점이 있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들에게 자신의 장점만 물려주길 원한다. 하지만 실현되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식물의 종간 교잡은 우선 ‘부모’가 되는 식물의 장점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들어 유실수의 경우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맛을 내는 과일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개량을 통해 크고 당도가 높은 과실을 얻을 수도 있다.

다시말해 부모보다 더 뛰어난 자식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보르도무는 홍심무와 순무의 장점만 모인 교배된 채소다. 

[사진출처=123rf]
보르도무란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의 적포도주와 비슷해 보르도무라고 부른다. 보르도무에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다량 함유되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하고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단맛이 좋은 무다.

교배 채소중 슈퍼푸드로 알려진 콜라비는 평균 칼륨 함량이 340㎎으로 부모채소인 양배추(206㎎)보다 많다. 노폐물 배출 효과가 양배추보다 좋다는 뜻이다. 칼슘 흡수를 도와주는 인(187㎎)도 양배추(29㎎), 순무(39㎎) 보다 월등히 많고, 비타민C(57㎎)는 순무(17㎎)의 3배에 달한다.

쌈추는 평균 칼슘 함량이 99㎎으로 양배추(43㎎)의 2배, 배추(35㎎)의 3배 수준이다. 철분(1.8㎎)과 비타민A(165㎎)도 풍부하다. 양배추의 철분(0.4㎎), 비타민A(10㎎) 함량을 고려하면 3~4배 많은 셈이다.

교배 작물에는 채소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과일 중에서도 교배과일이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과일 중에 대표적인 과일로 한라봉과 천혜향이 있다.
카라카라 오렌지는 자몽과 오렌지를 교배한 과일이다. 겉모습은 일반 오렌지와 다를 바가 없지만 잘라보면 속 과육이 붉으스름한 자몽 색 그대로다. 당도는 오렌지보다 높고 자몽 특유의 새콤 쌉싸름한 맛이 확 줄어 자몽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먹기 편하게 됐다. 자몽자체도 교배과일의 일종이다. 왕귤과 스위트 오렌지를 교배시켜 얻은 과일이 자몽인데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미니채소와 마찬가지로 유전자변형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식물간 품종 교배는 수 세기 동안 이루어져 온 것으로, 최근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유전자 교배 및 변형과는 구분된다”며 “교배채소는 하나의 새로운 품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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