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7월 이재현(56) CJ그룹 회장이 서울고등법원에서 했던 최후 진술이다. 그는 당시 재판장에게 “살고 싶습니다”라고 애원했다. 특히 CJ를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완성시키고 싶다고 했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6/08/17/20160817000157_1.jpg)
간절함이 통했다. 그는 광복 71주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장충동 자택으로 어머니 손복남 CJ그룹 고문 병문안을 다녀왔다. 16일 오후에는 전 계열사 사내 게시판에 ‘CJ인(人) 여러분,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유의 몸이 된 뒤 첫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이 회장은 희귀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와 만성 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다. 아직까지 CMT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약은 없다. 최악의 경우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병이다. 이 회장의 CJ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행보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CJ그룹은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를 목표로 하는 ‘그레이트 CJ’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 간 총수 공백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2012년 26조8000억원이던 CJ그룹 매출은 지난해 29조1000억원으로 아직까지 30조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2년 사상 최대인 2조9000억원이던 투자규모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1조7000억원에 그쳤다.
![](http://res.heraldm.com/content/image/2016/08/17/20160817000670_0.jpg)
사업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잇따라 실패했다. 최근 중국의 바이오기업 메이화성우(梅花生物) 인수가 무산됐고, 코웨이 인수전에서도 물러났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면을 계기로 CJ그룹은 현재 참여 중인 한국맥도날드, 동양매직 인수전을 비롯해 M&A 시장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37개월 간 정체됐던 인사와 조직개편 같은 내부단속도 서둘러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 회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경영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여러분이 너무 그립지만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관계로 당분간 몸을 추스르는데 전념할 계획”이라며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해 저와 여러분의 땀이 깃는 CJ를 위해 다시 정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너 공백에서 벗어난 CJ그룹이 ‘CJ 2020 비전’을 달성,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으로 우뚝 설지, 국민은 이재현 회장의 활약을 지켜볼 것이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