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명가 ‘도시가스’ 진출 에너지기기 종합기업 우뚝 3조 매출·30년 미래 준비 해외진출·시너지 창출 주력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사진)이 매출액 1조원 돌파를 계기로 전열을 재정비, 3조원 도전을 시작해 눈길을 끈다.

냉방·난방·공조기기 사업을 하던 이 회사는 올 상반기 귀뚜라미에너지(옛 강남도시가스)를 인수, 도시가스 분야에도 발을 들여놨다. 덕분에 올해 매출액은 3000억원 가량 늘어 1조원을 처음 돌파한 1조2000억∼1조3000억원이 예상된다.

귀뚜라미에 있어 1조원의 상징은 큰 편. 2011년 이후 5년 동안 눈에 띄는 성장 없이 9000억원 언저리를 맴돌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1조원을 발판으로 수년 내 2조, 3조원이란 목표도 구체화해볼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런 중견그룹으로서의 비전과 규모 있는 외형은 귀뚜라미가 새로운 경쟁시장으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도시가스 분야까지 아우름에 따라 귀뚜라미는 명실상부 ‘수평적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보일러 등 난방기기를 필두로 에어컨 등 냉방·냉동장치와 공조장치까지 9개의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짜여졌다. 각 사업들은 부품-완제품이란 수직적 관계라기 보단 연관사업 정도의 수평적 계열화에 가깝다.

[산업] 매출 1조 돌파 귀뚜라미“이젠 글로벌”

귀뚜라미범양냉방은 국내 냉각탑 1위 기업이며, 신성엔지니어링은 냉동기, 클린룸시스템을 공급한다. 냉동공조 업체인 센추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핵폐기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UAE 원전에 납품 중이다. 사실 귀뚜라미는 난방기기 부문이 총매출의 4분의 1에 불과한 냉동·공조 에너지기기 종합기업이다. 춘하추동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업구조도 갖췄다. 특히, 귀뚜라미에너지는 1984년 설립 이래 서울 서남권지역 40만가구에 도시가스를 공급해 오고 있다.

귀뚜라미그룹 기획조정본부 강승규 사장은 8일 “귀뚜라미가 아직 보일러 전문회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재의 귀뚜라미그룹은 냉동공조 분야가 보일러 보다 그룹 매출의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기기 종합 전문회사”라며 “도시가스사업까지 진출함에 따라 더욱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외형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제 귀뚜라미그룹에 주어진 임무(?)는 글로벌화와 각 사업간 시너지 강화 2가지.

범양냉방은 송풍기(BLOWER) 등으로 세계 각국의 플랜트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신성엔지니어링은 삼성전자의 해외공장 건설에 클린룸시스템을 납품하고 있으며, 센추리는 국내외 각종 원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 매출 1조 돌파 귀뚜라미“이젠 글로벌”

향후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해 글로벌화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강 사장은 “1조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도약한 만큼, 우선 고용창출로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 이를 통해 몇 년안 2조, 3조원의 매출목표 달성과 향후 30년을 준비할 방침”이라며 “핵심인재와 기술력을 강화해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