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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유가의 저주 ①]오르는가 싶더니만 간신히 40달러 턱걸이…6월 이후 유가 22%폭락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특별한 이유없이 야금야금 오르며 한 때 40달러 중반대를 넘어 50달러대까지 올랐던 국제유가가 이번엔 속절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최근 두 달여새 22%나 폭락하면서 ‘약세장’(Bear Market)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년간 국제유가를 짓눌렀던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저유가의 저주’를 불러오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국제유가가 다시 30달러 중반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7%(1.54달러) 하락한 배럴당 40.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0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WTI는 이날 장중 한 때 배럴당 39.8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가까스로 40달러에 턱걸이했다. WTI는 이로써 지난 6월 초 50달러를 넘어섰던 것에서 두 달여만에 22%나 폭락했다.

런던 ICE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 인도분 선물가격 역시 이날 3.2% 하락한 배럴당 42.14달러에 그쳤다.

미국 3대 메이저 석유회사 중 하나인 코노코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CEO는 지난주 컨퍼런스 콜에서 “더 낮은 유가와 변동성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유가가 진짜 상승하는 걸 보려면 내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저유가의 저주’는 공급과잉과 수요부진, 재고 급증이라는 3대 악재가 맞물린 탓이다. 나이지리아, 이라크, 미국 등이 최근 원유생산량을 높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대(對)아시아 9월 원유 수출가격을 배럴당 1.30 달러 인하했다. 이는 10개월 만에 가장 큰 인하 폭이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산 원유의 가격인하가 비슷한 등급의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산 원유와의 경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수요는 저성장 속에서 부진한 상태다. 닛케이는 “석유 최대 소비국인 미국에서 수요가 부진해 원유 재고량으로 이례적인 증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전체 원유 비축량은 5억1950만 배럴을 기록했다.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비축지역인 오클라호마 쿠싱지역의 원유 재고량은 지난주보다 110만 배럴 증가했다.

헤지펀드도 유가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WTI 원유 단기 선물 옵션의 매도 포지션은 5월 기준 5만 3377건에서 19일 14만 1237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로이터 통신은 “7주 만에 단기 선물옵션 매도 포지션이 2배 이상 증가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헤지펀드가 새로운 유가 매도포지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6월부터 8월 사이 헤지펀드가 국제유가 약세에 배팅하면서 유가는 두 달 사이 배럴 당 12~17달러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부터 7월 19일까지 7 주간 WTI유가는 배럴당 49달러에서 43달러로 6달러 가량 떨어졌다. 때문에 금융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향후 배럴당 37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하반기에 국제 유가는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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