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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병우·전대 다 묻힐라…정치권 ‘리우 블랙홀’ 경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규명의 최대 난관은 리우 올림픽이다.”

야권 한 핵심 관계자의 우려다. 리우 올림픽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리우 블랙홀’ 경보가 울렸다. 야권에선 우 수석 의혹 규명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사드 배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올림픽에 묻힐까 걱정이다. 여권에선 전당대회 일정이 올림픽과 고스란히 겹쳤다.

우 수석은 올림픽 개최를 내심 가장 기대(?)하고 있을 듯하다. 연이어 터진 의혹과 사퇴 압박에도 우 수석은 완강한 모습이다. 더민주 한 원내 핵심 관계자는 “우선 박근혜 대통령 휴가 복귀까진 지켜보고, 그 뒤로도 우 수석이 물러나지 않으면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했다. 우 수석의 국회 출석은 물론, 아들 의경 특혜 논란이나 처가 부동산 논란 등 관련 의혹을 상임위 별로 세분화해 집중 추궁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시기다. 박 대통령이 휴가 복귀 후 첫 공식업무에 나설 시점은 8월 1일로, 그 뒤 야권이 전면 공세를 펼칠 시점과 리우 올림픽 개막(6일) 시기가 겹친다. 벌써부터 ‘리우 블랙홀’을 우려하는 이유다.

게다가 올림픽 초반엔 양궁, 사격, 유도, 펜싱 등 한국의 선전이 예상되는 종목이 대거 포진돼 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도 개막 전인 5일부터 첫 경기를 펼친다. 이 관계자는 “초반에 주요 일정이 몰려 있어 우 수석 의혹이 묻힐까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야권 일각에선 때마침 현 시점에 청와대가 특별감찰관 카드를 꺼낸 것도 올림픽 일정까지 고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할 정도다.

우 수석 의혹 외에도 야권은 공수처 신설을 8월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사드 관련 국회 청문회 개최도 주요 현안이다. 8월 정국에서 올림픽에 쏠릴 여론을 주요 현안으로 되돌리는 게 야권의 과제다.

여권에선 올림픽에 편승해 정부ㆍ여당에 불리한 최근 현안에서 한숨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대신 전당대회 흥행 실패는 걱정거리다. 새누리당은 8월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12일 간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합동연설회나 TV토론회 등이 8월 초에 몰려 있다. 이 역시 올림픽 개최와 맞물린다.

역대 올림픽마다 ‘올림픽 블랙홀’은 정치권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당시엔 미국산 쇠고기 파문이 주요 현안이었다. 국정조사 청문회 개최 여부 등을 두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였지만, 올림픽 개최와 함께 관심에서 멀어졌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 당시엔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이 터졌었다. 또 대선을 4개월 앞두고 여야가 대선 경선을 펼쳤고 상대당 후보를 향해 대대적인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치권의 공방도 올림픽 열기에 한풀 꺾였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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