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 히트로 급성장…크고 작은 송사도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넥슨을 둘러싼 의혹의 단초가 되는 사건들은 지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당시 넥슨은 국내 최대 게임업체로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일본 증시에도 입성했다. 이 시기는 회사 덩치가 커지면서 성장통을 극심하게 앓던 때이기도 하다.
창업주인 김정주(48) NXC회장이 진경준(49) 검사장에게 주식을 공짜로 준 2005년 넥슨은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2003년 ‘메이플스토리’, 2004년 ‘카트라이더’, 2005년 ‘던전앤파이터’ 등 국민게임 반열에 오른 히트작이 줄줄이 나왔다. 실적은 수직상승했고 상장설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넥슨 비상장주식은 주당 10만원을 줘도 못 구할 정도로 품귀현상을 보였다.
매출원이 다양해지면서 게임사업 특성상 해킹과 표절시비 크고 작은 송사들도 터져 나왔다.
위젯 등 여러 개발사들을 사들이면서 인수합병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상장 전 몸집이 커진 넥슨에 대외 리스크가 집중되면서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2002년부터 2년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파견근무했던 진 검사장에게 ‘보험성’ 뇌물로 주식을 건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FIU에 근무한 검사들은 기업과 금융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부서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2005년 10월 김 회장은 넥슨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투자부문인 넥슨홀딩스(현 NXC)와 게임사업부문인 넥슨으로 나눈 것이다. 넥슨은 넥슨홀딩스 자회사로 운영되고, 넥슨홀딩스가 넥슨 지분 100%를 소유하는 구조다. 당시 시장은 넥슨이 일본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봤다.
게임업계에서 이같은 수직계열 지배구조를 완성한 곳은 넥슨이 처음이었다. NXC를 중심으로 하는 넥슨의 지배구조는 대기업중에서는 LG그룹 지배구조와 상당히 유사하다.
이후 넥슨은 ‘넥슨홀딩스(현 NXC)→넥슨재팬(현 넥슨 일본법인ㆍ지난 2002년 설립)→넥슨(현 넥슨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완성했다. 6년 후 2011년 12월 넥슨 일본법인은 일본 증시에 상장했다.
업계는 일본 상장을 앞둔 2011년 3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의 강남 부지를 매입한 시기와 목적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김 회장은 주요 벤처기업 오너들과 상반된 길을 걸었다. 2000년대 초반 엔씨소프트와 네이버(당시 NHN) 등은 회사경영이 본궤도에 오른 직후 상장해 자본시장에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주주들과 성장 과실을 나눴다.
게임업체의 한 임원은 “자본시장의 감시 체계 하에 있던 다른 벤처기업들과 달리 밀실 경영을 하던 김 회장이 판단 내린 의사결정이 결국 회사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