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사장 구속 큰 부담
혐의내용 돌발발언 촉각
도덕성문제 비화땐 타격
지난 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에서 귀국하면서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연루 의혹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5일 일본의 한 주간지를 통해 “한국의 비자금 여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며 롯데그룹에 대해 제기되는 비자금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는 가운데 누나인 신영자 이사장의 구속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검찰이 혐의를 두고 있는 롯데그룹 차원의 조직적 비자금 조성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이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 등 8개 롯데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그룹 성장 과정에 경영 전반에 관여했다.
신 이사장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40분에 결쳐 신세한탄을 했을 정도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다른 총수일가나 그룹 전반의 불법 행위에 대해 돌발적인 발언이 나올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입장에서는 신 이사장의 구속에 대해 개인적인 비리에 따른 것으로 ‘선긋기’ 작업이 불가피하다.
신 이사장의 구속만으로 롯데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전반적인 도덕성 문제로 확대되면, 향후 그룹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 측은 신 이사장의 구속을 그룹과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비리로 규정하고 있다. 롯데 측 한 임원은 신 이사장의 검찰 수사에 대해 “조직적으로 어떤 로비에 연루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롯데 측이 신 이사장 비리를 개인비리로 선을 긋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신 이사장은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서 롯데그룹 측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가 국내 주요 로펌의 주요 변호사 수십여명을 포함한 드림팀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는 반면, 신 이사장에 대한 법률 지원은 초라하다는 것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로 1973년 호텔롯데로 입사해, 롯대백화점 등의 대표를 맡으며 롯데그룹을 유통 제국으로 키운 장본인인 신 이사장은 결국 구속과 함께 그룹에서도 완전히 밀려날 위기에 처한 셈이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