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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低금리에 길잃은 재테크④] 설자리 잃은 저축성 보험
저금리에 역마진 비상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우려에 저축성 보험이 갈수록 줄고 있다.

마이너스금리에 들어선 일본 보험사들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것처럼 저금리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저축성 보험이 종적을 감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리 역마진과 새 보험회계기준 IFRS4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 때문에 저축성보험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 신계약건수는 지난해 1분기 118만6922건에서 올해 1분기 95만2754건으로 감소했다.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의 경우 이 기간 저축성보험 신계약건수가 26만6633건에서 12만4587건으로 절반이 넘게 줄었다. 미래에셋생명도 6만4708건에서 3만5035건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감소했다. 




다만 동양생명은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 신계약건수가 2만9009건에서 6만8359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몸집 불리기’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을 줄이는 것은 역마진 우려 때문이다.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 위주로 체질 개선을해가는 과정에 있다.

2020년 도입 예정인 IFRS4 2단계도 저축성보험을 줄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면 생명보험사들은 보유중인 저축성보험 계약으로 인해 대규모의 책임준비금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는 저축성보험료를 전액 매출로 합산하지만 새 회계기준에서는 은행 예ㆍ적금과 같이 부채로 평가돼 준비해야 할 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는 기준금리 인하 뿐 아니라 IFRS4 2단계 도입에 따라 저축성 보험 판매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저축성 보험의 금리경쟁은 사실상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저축성보험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보험사의 공시이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보험사의 6월 공시이율은 평균 2.8%로 떨어졌다. 올 초만 해도 3%대 금리를 보장하는 보험사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2%대로 내려선 모습이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보험상품에 적용하는 이자를 말한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국고채 금리 등 외부지표수익률을 반영하는 것으로 은행의 예금금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로 인하하면서 하락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마진에 대한 보험사의 우려를 더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은 최저보증이율이다. 금리나 운용자산수익률이 하락해도 보험사가 지급하기로 약속한 금리가 최저보증이율이다. 최근 몇년 사이 업계 평균 최저보증이율은 1.5%~2%대로 하락했다. 최저보증이율이라는 제도를 아예 없애버린 상품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저축성보험 상품 실종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일본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지난 2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전격 도입하면서 자산운용을 통해 예정이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생보업계는 일시불 연금 등 역마진이 우려되는 저축성 상품을 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험사 관계자는 “마이너스 금리 환경에서 웬만한 예정이율로는 역마진을 피하기 어렵게 되자 일부 보험사들이 저축성 상품 판매를 아예 중단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면서 “보험시장이 일본과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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