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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락산 살인 사건] 피해자 남편 “김씨 사형시켜라”…김 씨 멍한 표정으로 범행 재연
- 현장 검증 나선 김 씨 “피해자와 가족에 미안하다”

- 김 씨 “배고파서 밥사먹으려 범행”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칼로 찔러 살해한 피의자 김학봉(61) 씨가 3일 현장검증을 앞두고 경찰서를 나서면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김씨의 범행 일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노원구 수락산 등산로에서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범행 현장으로 나서기 위해 도봉경찰서를 나선 김 씨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미안하냐”는 질문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김 씨가 10여년 간 조현병을 앓아 약을 처방받았다는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일체의 답을 하지 않았다. 

3일 수락산 살인사건의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피의자 김학봉 씨는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사과 했지만 정확한 범행동기는 밝히지 않았다. 범행 현장이 수락산 보루삼거리로 향하는 김 씨.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모르긴 모르겠습니다”면서 명확한 대답을 회피했지만 “피해자의 주머니를 뒤진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있다”면서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해 금품을 노린 범행임을 시사했다. 김씨는 전날 진술에서 “배가 고파서 밥이라도 사먹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돈을 뺏기 위해 죽인 것이 아니라 뺏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살해했다는 얘기다. 그는 당초 2명을 노렸다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홧김에 한 소리”이라며 부인했다.

경찰과 김씨가 범행장소로 가기 위해 수락산 등산로 초입의 한 약수터에 나타나자 지역 주민들은 김씨를 향해 “조용한 동네에서 이게 무슨 일이냐”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곳 약수터는 김 씨가 범행 후 흉기에 묻은 피해자의 혈흔을 닦은 곳으로 알려졌다. 60대 여성 조모 씨는 “이 곳 약수터에 매일 오는데 끔찍하다며 ”머리칼이 곤두서서 못다니겠다”고 말했다.

김씨와 경찰은 범행장소인 보루삼거리까지 도보로 이동해 본격적인 현장 검증을 시작했다. 김씨가 나타나자 주변 시민들은 “사형을 시켜야 한다”며 고함을 질렀다. 한때 피해자 남편이 김씨에게 접근하려 해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남편은 “15년 형을 살고 나온 김 씨를 관리를 안 해서 똑같은 살인을 했다”며 “저런 인간은 사형을 시켜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와 함께 산행을 자주 했다는 한 중년 여성은 “그러게 왜 살인자를 풀어주냐. 밥도 아깝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경찰은 김씨가 전날 밤 등산로를 올라와 은신했다가 피해자에 접근해 칼로 목을 찌른 과정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두 눈에 초점을 잃은 채 다소 멍한 표정으로 범행을 재연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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