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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묘 건강식 A to Z ①] 반려동물, 무엇을 먹이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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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고양이를 처음 분양받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고맙게도 ‘먹이는 것’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았다. 선물로 받은 캔조차 거들떠보지 않았던 반려묘다. 심지어 먹을만큼만 먹는 자율급식이 가능해 아침 출근길에 나서기 전 그릇에 사료를 수북이 쌓아놓는 것이 먹이는 일의 전부였다. 가끔씩 살이 오른 것 같은 느낌이 들때는 ‘저 칼로리’ 사료를 먹였다. 첫 사료를 고를 때는 수의사의 도움을 받았다.

손이 가지 않는 고양이와의 궁합은 최상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의 애묘인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도 ‘제 갈 길’에 충실한 고양이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고는 했다. 간혹 ‘생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불필요한 것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지인 중 한 명은 일주일에 두 번 인터넷으로 닭가슴살을 주문해 그때그때 반려묘를 위한 생식을 만든다. “지난밤에 깜빡 잊고 닭가슴살을 주문하지 않았다”며 일과 내내 발을 동동 굴리는 지인은 일찍이 반려묘가 생식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오래 살기 위해서, 혹은 미식을 위해서 건강식에, 맛있는 것에 발품을 팔고 서슴없이 지갑을 여는 것이 우리다.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을 위해서도 아낌없는 정성을 쏟는 것도 우리지만, ‘좋은 것’을 먹이기 위한 노력은 자신을 위한 그것만은 못한 경우가 많다. 물론 생식을 예찬하는 것은 아니다. 그때그때 반려묘의 먹이를 챙겨야하는 일은 아직도 번거로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지인이 처음 생식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두 가지 계기에서였다. 갑자기 반려묘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먹이는 것부터 세심하게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다행히 생식이 반려묘에게 잘 맞았다. 그 사이에 ‘고양이의 식단’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 “우리가 먹는 것에 신경을 쓰는 만큼이나 고양이가 먹는 것에도 공부가 필요하더라”. 


[사진출처=123RF]

▶좋다 vs 좋지 않다, 반려동물의 ‘생식(生食)’을 말하다=첫 시작은 사료다. 하지만 애묘인 가운데는 사료를 거쳐 생식으로 옮기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것을 섭취하는 ‘로푸드 다이어트’가 웰빙트렌드의 일환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려동물의 생식에는 여전히 찬반이 존재한다.

반려동물에게 생식을 하는 이유의 중심에는 생식이 ‘동물이 야생에서 먹는 것과 가장 가깝다’는 것이다. 야생에서 동물이 익숙하게 먹어왔고, 생식을 원하는 동물의 본능에 맞는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생식의 기본생각이다.

생식이 번거롭지만 의외로 생식을 시도하려는 이들도 많다. 중요한 것은 ‘알고 먹이는 것’이다. 식품이 안전한지, 전염의 위험은 없는지부터 시작해 동물로부터의 감염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어떤 식품이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공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건강에 좋을 지라도, 그것이 반려동물에게 적합한 식단일지 언정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마냥 생식에 뛰어드는 것은 좋지 않다.

반려묘에 대한 생식이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세기 중반, 프랜시스 M 포텐저 박사의 연구결과가 공개되면서다. 그는 실험을 통해 토대로 화식(火食)을 먹인 고양이보다 생식을 한 고양이가 건강면에서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시작은 부신 연구를 위해 건강이 좋지 않은 고양이에게 익힌 고기를 먹인 것에서부터였다. 연구를 위해 고양이를 ‘기부’하는 이웃들이 늘면서 그가 준비한 익힌 고기가 줄어들었고, 포텐저 박사는 늘어난 고양이들에게 동네 식육점에서 구입한 고기를 날 것으로 먹였다. 이후 포텐저 박사는 날 고기를 먹은 고양이들이 불과 몇 달 후에 건강상태가 더 좋아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10여년간, 900마리의 고양이를 통해 진행된 본격적인 연구에서 그는 익힌 고기를 먹은 고양이들이 건강문제를 일으키고, 세대가 지나면서 점차 수명이 짧아진 반면 생식을 한 고양이들은 강한 저항력과 면역력을 보이며 건강하게 대를 잇는 것을 발견했다.

수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도 생식의 매력이지만 집사에게는 숙제다. 그때 그때 만들어서 제공해야하는 생식의 특성상 집사가 집을 오랫동안 비우게 되면 제때 급식을 하지 못하거나, 혹은 미리 담아놓은 먹이가 상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재료가 떨어졌다면 급하게 다른 재료로 대체해야하는 위험도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생식을 실천키로한 집사의 ‘희생’이 어느정도 필요하다면, 후자의 경우에는 반려묘에게 필요한 영양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다면 충분히 극복가능한 문제다.

‘생식’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수의사로 활동하는 리사 피어슨을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피어슨은 지난 6년동안 자신의 반려묘에게 자신의 레시피로 생식을 급식했지만 박테리아로 인한 감염이라든가 기타 생식을 둘러싼 우려를 겪은 적은 한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식에 들어가는 고기가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고기는 깨끗한 환경에서 자신이 직접 갈며, 각종 미네랄을 첨가함으로써 고양이에게 필요한 균형있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질이 높은 캔 식품보다 저렴하며, 두 마리 이상의 반려묘를 위한 생식을 만드는 데는 한 달 동안 약 두 세시간만 할애하면 된다는 것이 피어슨의 주장이다. 


[사진출처=123RF]

▶반려묘에게 맞는 먹이를 고르자=반려묘에게 필요한 영양을 제공하고, 그에 맞는 먹이를 주는 것은 단순히 반려묘의 건강뿐 아니라 집사와 반려묘 사이의 유대감 형성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단순히 ‘생식이 좋다’가 아니라 캔 사료, 건식사료, 생식 등의 형태와 그 안의 다양한 선택지 사이에서 최선의 ‘먹이’를 고르기 위해서는 반려묘에게 어떠한 영양이 필요한지부터 알 필요가 있다.

건식사료나 캔 사료에 옥수수나 밀, 쌀과 같은 탄수화물 성분이 들어가는 사례가 많지만 기본적으로 고양이에게 탄수화물은 필요하지 않다. 대신에 고기나 생선, 가금류 등을 통한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타우린, 그리고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효소, 지방 등의 영양이 필요하다. 강화제나 맛 첨가제, 색소 등이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 사료 제조 과정에서 첨가되기도 하는데, 이들을 주의깊게 살펴보느냐의 문제는 소비자 선택에 달렸다. 보존제 역시 일정부분 필요하기는 하지만 반려묘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먹이를 주기 위해서는 사료를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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