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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내일은 슈퍼리치(31) 15억 ‘장학금 밀리언달러 사나이’…장학금 찾기 앱으로 ‘대박’
-고교때 7개월 이상 매주 12시간씩 장학금 찾아 헤매던 경험 살려 ‘스콜리’앱 출시
-국가, 인종, 성적, 성별, 전공 등 8개 항목 입력시 이용가능 장학금 실시간으로 찾아줘
-회원 60만명ㆍ2000만달러 장학금 조달…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유망 기업가’ 등재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대학 입학 장학금으로 15억원을 받았다면? 그것은 장학금이 아니라 로또 당첨에 비견될 만 하다.

그러나 미국에는 실제로 130만달러(14억8031만원)를 받고 대학에 입학한 사람이 있다. 바로 크리스토퍼 그래이(Christopher Grayㆍ24) ‘스콜리(Scholly)’ 창업주다. 
크리스토퍼 그래이 ‘스콜리’ 창업주

스콜리는 미국의 수많은 장학금 프로그램을 학생들과 연결시켜주는 인터넷 플랫폼이다. 거주 중인 주(州)와 인종, 성적, 성별, 전공 등 8개 항목을 입력하면 이용가능한 장학금을 실시간으로 매칭시켜 준다. 스콜리의 모바일 앱 버전은 99센트, PC버전은 2.99달러인 유료 서비스이지만 수천개의 장학금을 순식간에 검색해주는 장점으로 출범 2년이 채 안돼 이용자 수 60만명, 조달 장학금액 2000만달러(227억7400만원)를 돌파했다.

▶가난, 유일한 희망은 ‘장학금’=그래이가 장학금에 정통하게 된 것은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때문이었다. 싱글맘 슬하에서 두 명의 형제들과 함께 자란 그래이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학 등록금을 낼 형편이 되지 못했다.

그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저소득 가정에서 자랐지만 일반 공립학교보다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자랑하는 매그넷(magent) 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불우한 환경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좌절감과 절망감을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래이는 “내가 자랐던 지역 환경은 폭력과 조직폭력배가 난무하고 지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문화였다. 밝고 강한 동기부여를 지닌 학생들조차 어둡게 만들고 결국에는 질식사시켰다”며 “경제적인 기회가 결여된 것은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든지 간에 성공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보호망이 덜 갖춰진 앨라배마 지역에서 자란 고등학생으로서 내가 겪었던 좌절을 다른 학생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하려고 스콜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래이는 수험생 시절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인 ‘장학금 찾기’에 매달렸다. 적합한 장학금 프로그램을 찾아 신청하기까지 ‘패스트 웹(Fast Web)’이나 ‘스칼라십스닷컴(Scholarships.com)’ 서칭에 길고 고된 시간을 쏟아부었다. 모든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데만 20분이 걸렸고, 장학금 관련 사이트가 찾아낸 수백개의 장학금을 적합한 순으로 다시 분류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들였다. 

문제는 인터넷 사용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었다. 집에서 인터넷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지역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아주 짧은 시간 인터넷에 접속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때는 휴대폰으로 장학금을 신청해야 할 때도 있었다. 장문의 에세이를 써서 그것을 컴퓨터로 입력한 후 작은 화면의 휴대폰으로 보내는 일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이런 지난한 과정은 때론 화나게 하고 포기하고 싶게도 만들었지만 “이것만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의 고된 장학금 신청작업은 결실을 맺어 세계 1위 부호 빌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을 포함해 여러 단체로부터 총 130만달러(14억82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받았다. 이 장학금을 기반으로 그래이는 필라델피아 드렉셀 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했고, 4년간 수험료는 물론 생활비까지 보장받았다.

그래이는 “장학금 정보는 온라인 상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며 “약 7개월간 매주 12시간씩 장학금 찾기와 신청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했다”면서 “보다 쉽게 적합한 장학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샤크탱크 출연후 ‘스콜리’ 대히트=드렉셀 대학에 입학한 그래이는 장학금을 찾아주는 앱 ‘스콜리’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장학금 찾기 과정을 최대한 간소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그래이는 앱을 개발할 만한 기술적인 전문성이 부족했다. 드렉셀대에서 만난 앱 개발자 닉 피롤로(Nick Pirollo)가 2000여개의 장학금 프로그램을 분석해 매칭프로그램으로 만드는 작업을 도맡았다. 또 브리슨 알레프(Bryson Alef)가 공동 창업자로 합류하면서 스콜리는 2013년 5월 세상에 탄생했다.

그래이와 그의 팀은 학생들이 지원 가능한 장학금을 알려주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8개 매개변수 시스템(8 parameter system)을 적용했다. 개인정보를 8개 입력하면 알아서 장학금을 찾아주는 구조다. 연결된 장학금을 클릭하면 연간 지급 장학금 총액과 신청조건, 서류제출시한 등을 상세하게 볼 수 있다 .

‘스콜리’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게 된 것은 그래이가 미 abc방송 리얼리티 프로그램 ‘샤크탱크(shark-tank)’에 출연하면서다. ‘샤크탱크’는 북미지역에서 성공한 사업가들 앞에서 상품가치와 사업모델을 설명해 투자유치를 받아내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최대 학자금 대출회사 샐리 매이(Sallie Mae)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2~2013년 동안 미국 가정의 40%가 대학 진학을 위해 장학기금을 이용했지만 여전히 1억달러(1139억원) 장학기금이 매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콜리의 장점과 자신의 경험담을 강하게 어필했다.

그래이의 프리젠테이션은 샤크탱크의 까다로운 패널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 후부(Fubu)의 억만장자 데이몬드 존(Daymond John)과 귀걸이 보관함으로 대박을 터뜨린 5000만달러 자산가 로리 그라이너(Lori Greiner)를 움직였다. 데이몬드 존은 “나도 싱글맘 슬하에서 자랐고 아르바이트를 3개나 했지만 현실은 척박했다”며 그래이의 노력에 공감을 표했다. 로리 그라이너는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며 “수익을 떠나 그래이의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샤크탱크 출연으로 스콜리의 인지도는 수직상승했다. 샤크탱크가 미국 전역에 전파를 탄 후 스콜리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3주간 인기앱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또 ‘백악관 마이 브러더스 킵퍼 이니셔티브(White House My Brother’s Keeper Initiative)’와 파트너십을 맺고 매해 미 전역 27만5000명의 고등학생들에게 스콜리 앱을 제공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덕분에 그래이는 지난해 ‘언스트앤영 최우수 기업가’이 선정됐고, 올해는 포브스가 뽑은 30세 이하 유명 기업인 ‘30 Under 30’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생 학자금 대출 축소 노력도=그래이는 나아가 대학생들의 과도한 학자금 대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대학생 부채가 1조2000억달러(1366조원) 이상으로 빚을 진 학생 수가 4000만명을 넘어섰다. 그래이는 “나는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대학생 부채문제에 대해 언급한다”며 “대학진학을 위해 학자금 대출 보다 장학금을 받으려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콜리 정보 입력 화면 모습

학자금 대출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기브:스컬리 구상(Give:Scholly initiative)’도 추진 중이다. 이는 다른 주(州)와 단체는 물론 일반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스콜리 접근 계정을 구매하도록 한 뒤 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배분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스콜리 접근 계정을 사면 이를 인적자원부서를 통해 직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고, 비영리기관의 경우 학생들에게 스콜리 계정을 제공해 많은 장학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수 있다. 실제로 코카콜라, 웰스파고, 백악관, 필라델피아 및 멤피스 시 당국이 스콜리 브랜드 스폰서십에 동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콜리는 최근 커먼본드(Common Bond)와 제휴해 대학생 학자금 대출을 줄이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연 2.14%의 저금리로 월 상환금액을 최대 1만4000달러 줄이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이는 자신의 성공에 대해 “목표를 향해 꾸준이 나아가는 능력인 ‘그릿(Grit)’과 역경과 어려움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렉셀 대학을 선택한 것도 학교를 다니면서 사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가난한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사회에 도움이 되는 회사를 세웠고, 앞으로는 민간 장학금뿐만 아니라 공공 장학금까지 서비스를 넓혀가는 스콜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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