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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발 물가 좀 올려라” 세계경제 ‘D<디플레이션>의 공포’
경기둔화 우려·낮은 에너지값에
유로존·日등 낮은 소비자물가 고전
ECB·BOJ 추가부양책 꺼낼지 주목



세계 경제에 다시금 ‘D’(Deflationㆍ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퍼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낮은 에너지 가격이 마이너스 금리, 양적완화 등 전방위 경기부양책보다 강한 힘으로 물가를 짓누른 탓이다. 이에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통계청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하락했다. 유로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0.3%를 보였지만, 2월 -0.2%, 3월 0%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 -0.3%, 프랑스 -0.1%, 이탈리아 -0.4%, 스페인 -1.2%다. 유로존에서 경제규모로 1~4위를 차지하는 국가 모두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밖에 지난 3월까지 17개월째 디플레이션 수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위스를 비롯해, 그리스, 아일랜드와 동유럽 여러 나라가 저물가로 고전하고 있다.

일본 역시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하락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3년 5월 이후 18개월만이다.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 모두 물가 안정 목표치로 잡고 있는 2%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상황이다.

각국의 물가가 이처럼 낮은 수준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 원자재 가격은 최근 들어 급등세를 보이기는 했다. 원유, 구리 등 세계 주요 19개 원자재 가격을 기반으로 하는 톰슨 로이터/핵심원자재 CRB지수는 지난달 29일(미국시간)을 기준으로 184.6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이기는 하지만 2011~2014년까지만 해도 260~360 사이를 맴돌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의 디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니얼 그로스 유럽정책연구원장은 한 언론 칼럼에서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에너지와 기타 원자재 물가가 지난 2년간 절반 이하로 폭락했기 때문이다”라며 “하락세는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 시기 소비자물가 오름세를 무시했던 것처럼 중앙은행은 이를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연율) 성장해 깜짝 반등을 보인 점은 경제 기초 체력이 회복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물가 하락의 원인이 단순히 낮은 원자재 가격 때문만이 아닌 글로벌 경기 하강 전망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0.5%로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도 6.7%로 7년만에 최저치이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 전망으로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가계도 소비를 줄이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단순한 기우만은 아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꺼내들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4월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상반기 내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또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ECB와 BOJ도 추가부양책을 꺼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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