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PA의 중국 수출 규모는 32만t으로 전체의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TPA의 중국 수출 비중은 2011년 84%를 기록했으나,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라 해마다 급격히 감소했다.
TPA는 방향족 계열 합섬원료로 폴리에스터 섬유, PET 병, PET 필름 등의 제조에 사용되며, PX(파라자일렌)가 주 원재료이다.
국내 TPA 생산업체들은 그동안 중국 수출에 의존해 왔으나, 글로벌 TPA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자급률 100% 수준에 도달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TPA는 2013~2018년 연평균 공급증가율이 7.9%로, 수요증가율 5.4%를 앞서는 등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태다.
이에 국내 업계는 자율적인 설비감축계획에 따라 지난해 말 순차적인 설비 가동률 조정, 설비 폐쇄에 나서 생산설비 555만톤 중 95만톤을 감축했다. 이번 구조조정에서도 공급과잉 품목은 업계 차원에서 경쟁력 진단을 위한 컨설팅 실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기업활력제고법 등을 활용해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업체 중 TPA 생산능력은 한화종합화학이 연 200만t으로 가장 많고, 삼남석유화학이 180만t으로 2위다. 뒤이어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SK유화, 효성 등도 TPA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따라 SK유화는 생산라인 가동을 아예 중단했고, 롯데케미칼은 일부 생산설비를 PIA(고순도이소프탈산) 설비로 전환한 바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은 범용제품 가운데 TPA와 같은 사례가 또다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고부가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수출의존도가 높고 중국의 자급률이 80% 내외에 도달해있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BR/SBR(타이어 등 생산원료), PS(범용 합성수지)가 리스크가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BR의 경우 2015년 아시아 지역 수요 대비 생산능력이 151%로 이미 공급과잉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범용제품은 중국 자급률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바로 체감하는 구조”라며 “중국과 기술 격차가 있는 고부가화학 제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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