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한 보고서를 인용해 “헌법도, 사법시스템도, 자유 언론도 없다”며 에리트리아 국민들이 처한 비참한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했다. 아프리카 저개발국이 일상적으로 겪는 가난, 가뭄 이상으로 고통스러운 것이 있는데, 국민들은 고등학교에서 졸업하자마자 군대에 징집돼 무기한 복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
국제평화를 위한 비영리단체 월드뷰스(Worldview)는 지난해 “국가 체제는 임의적인 체포와 구금을 자행하고, 심지어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도 종종 강제노역에 비견될만한 고된 병역을 평생 치른다. 탈출하려 할 경우 배신자로 생각해 국경에서는 사살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트리아 국민들은 죽음을 무릎쓰고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2015년 들어 8월까지 3만명 이상이 지중해의 밀입국 경로를 통해 유럽으로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건너갔다고 알려지지만 이 역시 정확한 숫자는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보츠와나에서 경기를 치른 축구선수들이 에리트리아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타는 것을 거부했고, 그보다 2년 전에는 우간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비어가고 있는 국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유엔은 에리트리아 난민에게 우선지정권을 줘서 보호하고 있지만, 에리트리아 정부는 오히려 UN이 오해해 국민들의 탈출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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