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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이 ‘조세회피’ 캐머런 총리에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파나마 페이퍼’를 통해 제기된 조세 회피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영국 경제 위기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논란이 사실상 논란의 본질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의 조세 회피 의혹이 익히 알려진 사실임에도 새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보도했다. ‘파나마 페이퍼’에서 제기된 의혹 상당수가 2012년 영국 언론 가디언의 보도를 통해 드러났을 당시에는 크게 이목을 끌지 못했는데, 이제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긴축 재정 저항 세력’과 ‘브렉시트 저향 세력’의 분노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WP는 우선 6년여간 이어진 긴축 재정에 대한 반감을 언급했다. 캐머런 총리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집권 후 정부 지출과 복지 재원 감축에 들어갔다. 공공부문 인력 대량 감원으로 공무원 수가 2차 대전 후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다.

캐머런 총리는 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부유층에 돌리려고 했다. 부자들이 해외은행 계좌를 통해 조세를 회피해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비난의 화살을 돌린 것이다. 그는 탈세와 조세회피 철폐 운동에 앞장섬으로써 긴축 재정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 했다.

그러나 ‘파나마 페이퍼’로 인해 기존의 의혹이 재조명되며 캐머런은 ‘거짓말쟁이’가 됐다. 이에 따라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었던 긴축에 대한 반감 역시 오롯이 그의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두번째 원인은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여부를 오는 6월 국민투표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캐머런 총리가 이끌고 있는 EU 잔류파는 영국이 EU에 잔류함으로써 얻는 경제적ㆍ정치적 이익이 상당하다고 주장하지만, EU 탈퇴파는 EU 잔류로 인해 이민자가 유입됨으로써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을 펼쳐야 하는 이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다.

EU 탈퇴파로서는 캐머런 총리의 조세 회피 의혹을 부채질해 정치적으로 이용할 만한 상황인 것이다. 헬렌 루이스는 영국 정치 전문 주간지 뉴스테이츠먼에서 캐머런의 세금에 대한 논쟁은 EU 잔류파 수장인 캐머런 총리를 불신임하려는 명백한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사실상 브렉시트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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