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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줄 찾아 삼만리… 2금융권 향하는 기업들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기 위해 은행이 아닌 저축은행, 보험 등 2금융권으로 향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기업의 상호저축은행 대출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기업대출 잔액은 21조3641억원으로 이중 대기업이 빌린 돈은 1조 1120억원이었다. 2년새(2013년말→2015년 말) 46.4%(3522억원)나 늘어난 규모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기업대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3.9%에서 2015년 5.2%로 상승했다. 대기업이 비싼 금리를 감당하면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은행들의 대출심사가 엄격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보험사도 기업들로 북적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의 기업대출 규모는 40조2668억원, 손해보험회사들은 21조7236억원에 달했다. 생보사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2012년 전년 대비 13%에서 2014년 16.2%로 올랐고 같은 기간 손보사도 30.9%에서 47.5%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각각 5.5%, 7.8%에 머물렀다. 보험연구원 측은 “기업대출이 국고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국내 보험사들의 기업대출이 최근 크게 늘어난 또 다른 이유”라며 “올해 1월 기준 기업대출이 국고채보다 배 가량 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런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은행들이 올해 2분기에도 기업대출에 대한 깐깐한 태도를 유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13,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9를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가 음(-)이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회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김윤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대출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신용등급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한 금리인데 반해 보험 대출금리는 보험사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것으로 은행 대출금리보다 높다”며 “은행이 다양한 만기나 옵션의 대출상품을 제공하는 등 전통적인 신용 창출 경로를 다시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은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대출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어 대기업 대출도 저축은행으로 넘어가는 것 같다”며 “2금융권도 기업들의 대출요청을 무작정 수용하기보다는 위험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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