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40% 경제력 안좋은 자녀들과 동거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지난해 수도권에 사는 60세 이상 노인 4명 중 3명은 자녀와 따로 살기를 원했다. 하지만이중 40%는 자녀의 경제력이 어렵기에 어쩔 수 없이 자식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그 이유로 ‘자녀의 독립생활 불가능’, ‘손자녀 양육’이 주로 꼽혀 캥거루족 같은 자식을 모시고(?) 사는 고령자도 절반이나 됐다.
사상 최악 취업난에 부모 집에 얹혀살거나 경제적 의존을 끊지 못하는 자녀들이 그만큼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따로 살고 싶은데…자식이 어렵다고 하니=8일 경인지방통계청이 공개한 ‘사회조사로 본 수도권 지역민의 의식 변화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고령자 26.3%만이 자녀와 같이 살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2005년(50.5%)보다 24.2% 포인트 감소했다.
자녀와 같이 살지 않을 경우 살고 싶은 곳으로는 86.5%가 ‘자기 집’을 꼽았다. ‘양로ㆍ요양시설’을 선택한 노인의 비율은 12.9%였다. 특히 고연령일수록 양로ㆍ요양시설에 살고 싶어하는 비율이 증가했다.(60~64세 10.9%, 80세 이상 15.4%)
이 시대 노인층은 대체로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지만, 자녀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나머지 캥거루처럼 자식을 끼고 살아야 하는 처지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식들의 부양을 받아야할 나이가 됐지만 여전히 부모의 의무는 끝나지 않았다. 60세 이상 수도권 주민 40.7%는 자녀와 함께 살고 있었다. 반면 60세 이상 비수도권 주민 중에선 24.9%만이 자녀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와 함께 사는 이유로는 절반은 ‘자식과 손주 때문에’를 꼽았다. 이들 중 37.1%는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하다’, 11.6%는 ‘손녀 양육 및 자녀 가사 도움 때문’이라고 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중 48.7%가 ‘자식을 모시고 사는’ 셈이다. 자녀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해야하는 성인이 됐지만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해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10년 전보다 경제적으로 자녀에게 기대는 비중은 크게 줄었다.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 25.3%만이 ‘자녀 또는 친척 지원’으로 답해 10년 전 38.4%보다 13.1%가 감소했다. 노인들 10명 중 7명(67.0%) 생활비를 직접 조달하고 있다고 했다.
▶성인 65% “노후 준비하고 있다”=19세 이상 수도권 주민 75.3%는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10년 전(64.4%)보다 10.8% 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다. 성별로 보면 남자(80.4%)가 여성(60.1%)에 비해 노후준비 관심이 컸다.
64.7%가 노후 준비 방법으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꼽았다. 예금적금(17.9%), 사적연금(8.3%), 부동산 운용(5.3%), 퇴직급여(3.3%) 등이 뒤를 이었다.
19세 이상 인구 중 절반 이상인 55.4%는 ‘취미활동’을 통해 노후를 보내고 싶어했다. ‘소득활동’을 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18.0%에 그쳤다. 안정된 노후 생활을 위한 사회적 관심사는 40.5%가 ‘소득지원’을 꼽았으며 ‘취업지원’(28.2%), ‘요양보호’(17.6%) 순이었다.
▶10명 중 9명, 매장보다 화장 선호=수도권 주민 10명 중 9명은 자신이 사망한 후 장례방법으로 매장(묘지)보다 화장을 꼽았다. 특히 46.8%는 ‘화장 후 자연장’을 택했으며 ‘화장 후 봉안’도 41.8%나 됐다. 2011년 13.7%였던 매장 선호 비율은 해마다 떨어져 지난해에는 9.5%에 그쳤다. 하지만 매장 선호도는 연령이 높을수록 높아 60세 이상에서는 17.3%가 원했다. 수도권(9.5%)보다 비수도권(15.7%)의 매장(묘지) 선호 비율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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