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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린 1원 전쟁 않겠다”홈플러스‘신선한 도발’
대형마트 ‘최저가’ 출혈 경쟁 속
신선식품·품질 강화로 차별화
김상현 신임대표 고객 신뢰회복 초점
전국 발품·글로벌 소싱통해 경쟁력 
대주주 MBK도 “2년간 1조 투자”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17년의 역삼시대를 접고 강서시대를 열게 됐다. 공교롭게도 새 투자자와 새 대표를 맞은 직후다. 홈플러스는 강서시대 개막의 키워드로 ‘품질강화’를 내걸고 상품 차별화, 품질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올해 대형마트 업계의 화두는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ㆍ모바일 유통업체에 빼앗긴 젊은 고객을 찾아오는 일이다. 이를 위해 출혈경쟁 아니냐는 우려를 속에서도 기저귀, 분유, 여성용품 등 생필품에 대해 최저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이 같은 최저가 경쟁에 아예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김상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손댄 일은 신선식품 품질강화 정책이다.

김 대표는 결국 ‘1원 전쟁’이 될 게 뻔한 최저가 경쟁보다는 우수한 품질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의 기본은 주부들의 ‘장보기’이니 신선식품 강화를 우선순위로 두겠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초 “전국 발품 소싱, 글로벌 소싱을 통해 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하겠다”며 스페인의 이베리코 품종 냉장 돼지 등갈비, 페루 애플망고를 들여왔다. 국내에서 품질 관리가 뛰어난 농장에 대해서는 ‘신선플러스 농장’으로 지정해 해당 상품을 홈플러스의 전략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품질 강화와 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 소싱이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김 대표의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본사 사무실로 써오던 강남구 역삼동의 삼정개발빌딩을 떠나 이달 초 중순께 강서사옥으로 이전한다. 홈플러스의 강서사옥은 강서점 점포 건물을 수직 증축해 마련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10여일께 본사를 강서점으로 이전한다. 강서시대를 맞은 홈플러스는 새 키워드로 ‘품질강화’
를 내걸었다. 오른쪽 작은 사진은 강서점 조감도.

홈플러스는 1999년 삼성물산과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의 합작으로 탄생했을 때부터 역삼동 건물을 본사로 사용해 왔다. 2011년 삼성물산이 손을 떼고, 홈플러스가 테스코 지분 100%인 유통기업으로 변신했을 때에도 역삼동 본사에서 역사를 이어왔다.

본사 이전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 대형마트의 고속성장기를 지나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절감하자는 차원에서 논의가 나온 것이다. 홈플러스는 기존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운영 중이던 강서점 건물에 5개층을 더 올려 본사로 쓰기로 결정했다.

이삿날은 공사가 마무리되는 상황을 보고 결정되겠지만, 대략 이달 10여일 전후가 될 전망이다. 이번 이전에 드는 비용은 약 550억원. 홈플러스는 향후 임대료 절감 등을 감안하면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라 보고 있다.

홈플러스가 사옥 이전에 거는 기대는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만이 아니다.

서울 서남부 주력 점포 중 하나인 강서점과 본사가 함께 있게 돼 점포와 본사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본사와 점포가 가까이에 있는 이마트(성수)나 롯데마트(잠실)는 사진 행사 등 홍보 활동을 하거나 프로모션을 할 때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본사는 역삼에 두면서 주요 행사 진행은 영등포에 있는 문래점을 이용하느라 여러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홈플러스는 그 동안 테스코의 유통 노하우와 글로벌 소싱능력을 바탕에 두고 급격히 성장했으나 테스코가 부채 상환의 압박을 받으면서 홈플러스에 대한 투자도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 여기에 경기 불황 등의 요인까지 더해져 홈플러스는 몇 년 째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2000년 5672억원이었던 매출은 2011년 9조9301억원까지 치고 올라갔으나, 경기 불황과 심화된 경쟁 등으로 인해 몇 년 째 9조원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테스코가 손을 뗀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새 시대를 열었다. 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 때문에 단기 실적에만 급급하지 않겠냐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MBK측은 향후 2년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홈플러스가 새롭게 열게 될 강서시대를 맞아 새 투자자와 새 대표가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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