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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OC]“2등이라도 괜찮아” 위대한 패배자들이 바꾼 것들

[HOOC=서상범 기자ㆍ유현숙 인턴 디자이너]NH농협 2015~2016 V-리그가 지난 24일 OK저축은행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우승팀인 OK저축은행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2연패를 달성하며 V-리그의 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챔피언 결정전의 최고 화제는 패자였던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였습니다. 정규시즌 챔피언팀이었던 현대캐피탈은 경기가 끝난 후 시상식이 시작되자 승자인 OK저축은행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습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시상식이 끝난 후 “정말 강한 팀을 상대로 싸웠고, 우리가 이길 수 없을 만큼 상대가 잘 했다”며 승자에 대한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어 “이제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남을 짓밟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동업자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름다운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패자의 품격을 보였습니다.

선수와 감독 뿐 아니라 프론트 역시 패배에 대한 자책이 아닌, 미래에 대한 약속을 던졌습니다. 현대캐피탈의 신현석 단장과 김성우 사무국장은 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에게 웃는 얼굴로 감사를 전하며, 다음 시즌 선전을 다짐했습니다.

이날 위대한 패배자의 품격을 보인 것은 남자 배구 선수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일정이 끝난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현대건설에게 시리즈 전적 3패로 밀려 준우승을 차지한 IBK기업은행 선수들도 시상식에 모두 참석해 승자에 대한 박수를 보였습니다.

이런 모습은 사실 국내 스포츠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치열한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논리가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격전 끝에 눈 앞에서 승리를 놓친 이들이 얼굴을 붉히거나, 아무말없이 쓸쓸히 사라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위대한 패배자들로 인해 문화는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 베어스에게 우승컵을 넘긴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두산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모두 지켜보며 화제가 됐습니다.

누군가를 짓밟고 승리를 거머쥐는 것만이 스포츠의 정신은 아닙니다. 함께 땀을 흘리고 경쟁한 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보내는 모습이 더 많은 스포츠 경기에서 보여졌으면 합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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