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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경의 맘다방] “여자라서 힘들어요”…여성이 살기 힘든 나라,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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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 108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매년 이날이 되면 세계 각국에서 여성 인권을 위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우리나라에서도 1985년부터 한국여성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은 얼마나 개선됐을까요? 여성이 살기 힘든 나라인데 다른 나라도 이런 건지, 우리나라만 이런 건지 궁금해집니다.

우리 사회에서 ‘양성 평등’이란 말은 지겨울 정도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질 정도로 현실의 개선은 더딥니다. ‘평등’이란 말이 자주 오르내린다는 건 그만큼 ‘불평등’한 사회란 반증이기도 합니다.

여성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불평등을 일상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선 가정에서는 가사노동이 대부분 여성에게 전가됩니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공개한 ‘2015 일ㆍ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14분으로 남성(40분)보다 5배 가까이 길었습니다.


[사진=123RF]

기혼 남성 중 부인과 가사노동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반 미만인 47.5%였고, 실제로 행동에 옮긴 사람은 16.4%에 불과했습니다.

한국 남성의 가사노동 분담은 세계 최하위 수준입니다. 지난 2009년 기준 한국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45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적었습니다.

육아의 책임도 여성의 몫입니다. 통계청의 ‘성별ㆍ연령별ㆍ소득계층별 가사노동시간 조사’(2014년 기준)에서 여성이 미취학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3시간 2분으로 남성(53분)의 3배 이상이었습니다.

또 여성가족부의 ‘통계로 보는 여성정책 주요 성과’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의 94.4%가 여성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사회에서도 성차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성관리자패널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2014년 기준)은 20대 63.8%, 30대 58.4%로 전보다 높아졌지만, 임원급 여성 비율은 3.5%에 불과했습니다.

남녀 간 임금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결과 2014년 여성 임금은 남성 임금의 72.1% 수준으로, 2010년 73.1%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2016년)에서 한국은 OECD 회원국 29개국 중 가장 낮은 25.0점을 받아 지수가 발표된 2013년 이래 4년 연속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합쳐져 한국은 ‘성 평등 수준이 낮은 국가’란 불명예를 얻게 됐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5’에서 한국의 성 평등 지수는 0.651로 145개 조사대상국 중 115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민을 꿈꾸고, 외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도 일견 이해가 됩니다.

‘빨리빨리’의 저력을 가진 한국에서 성 평등에 대한 인식도 빨리빨리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여성의 날엔 조금이라도 나은 지표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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