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년만에 SK(주) 등기이사에 복귀한다. 지난해 8월 복귀한 최 회장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다음달 18일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최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최근 그룹 오너들이 책임을 피하고 연봉 공개 등에 대한 부담을 피하기 위해 등기이사직을 꺼려하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지난해 사면복권된 뒤 국내외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최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와 함께 주력사업을 주도하며,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SK는 최 회장의 복귀와 더불어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조3360억원, 1조98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3년째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SK이노베이션도 4년래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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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영환경은 녹록치않다. 중국의 추격 등 반도체 업계 경쟁 심화와 수요 둔화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889억원에 그치면서 7분기째 이어가던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유가 변동에 따라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신(新)에너지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는 올 초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신에너지 분야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신설했다. 추진단은 그룹 내 신에너지 분야 싱크탱크로서 향후 ‘에너지 신산업 성장 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된다.
최 회장은 그룹의 주력 및 신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을리기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뛰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최 회장은 복귀 후 100일도 되지 않아 CJ헬로비전,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발표하며 M&A 광폭행보를 보인바 있다. SK그룹은 추가 M&A를 지속적으로 모색중으로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들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M&A를 지원하기 위한 IFST(Integrated Financial Solution Teamㆍ통합금융솔루션팀)를 수펙스추구협의회 직속 조직으로 신설했다.
최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계열사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 다음 M&A 대상이 누가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 자회사 SK종합화학이 중국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면서 중국 등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발굴해 인수하거나 합작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지주회사인 SK(주)는 바이오사업 강화 차원에서 글로벌 제약사 인수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