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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인 톡톡]‘파리의 심판’ 주인공…‘샤또 몬텔레나 샤도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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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와인계의 일대 변혁을 일으킨 사건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파리의 심판’을 언급한다. 1976년 파리의 와인 아카데미에서 개최한 세계 최고의 프랑스 와인과 당시로서는 애송이였던 미국 와인 간의 블라인드 테이스팅 대결은 이른바 ‘파리의 심판’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와인의 명성을 드높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사진=나라셀라]

파리에서 와인숍과 아카데미를 운영하던 영국인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와 패트리샤 갤러허(Patricia Gallagher)는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신생 와이너리를 프랑스인에게 선보이자는 취지로 작은 시음회를 기획했다. 화이트와 레드 각각 10종의 와인을 시음해서 순위를 매기는 형식으로 미국산이 6종, 프랑스 산이 4종이었다. 미국산은 그들이 캘리포니아를 직접 방문해 제품을 선정했고, 프랑스산 와인은 화이트는 부르고뉴, 레드는 보르도의 최상 등급 와인이었다. 시음회에는 총 9명의 프랑스 최고 전문가들이 초청됐다. 이 중에는 도멘 드 라 로마네 꽁띠와 샤또 지스쿠르의 소유주도 있었고 미슐랭 레스토랑의 오너 셰프 및 수석 소믈리에도 있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의 결과는 예상을 깼다.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 모두 미국 와인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화이트 와인에서는 1,3,4위가 모두 미국 와인으로 랭크됐는데, 1위가 바로 ‘샤또 몬텔레나 샤도네이 1973’ 였다. 1973년 빈티지는 샤또 몬텔레나의 두번째 빈티지였다.

테이스팅 결과는 ‘타임’지가 ‘파리의 심판(Judgement of Paris)’ 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와인 업계의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이후 ‘파리의 심판’으로 불리게 된 이 시음회는 전세계를 미국 와인에 주목하게 만든 시작점이자 희대의 사건이었고, 현재까지도 와인 업계의 유일무이한 사건이 됐다. ‘샤또 몬텔레나 샤도네이’는 그 사건의 주인공이다. 

부르고뉴의 유명한 화이트 와인을 제치고 우승해, 세기의 와인이 된 ‘샤또 몬텔레나 샤도네이’는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에 ‘미국을 만든 101가지 물건’으로 미국 독립선언문, 링컨 대통령 모자, 닐 암스트롱 우주복 등과 레드 부문 1위였던 ‘스택스 립 카버네 소비뇽’과 함께 나란히 전시돼 있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드물게 튼튼한 골격과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크리스피한 느낌과 함께 쌉쌀한 감귤류의 맛과 복숭아, 헤이즐넛 등의 다양한 맛을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인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샤도네이와 달리 젖산 발효를 일체 하지 않아 적정한 산미와 튼튼한 과실의 풍미가 균형을 이뤄 장기 숙성이 가능한 와인이다. 빈티지로부터 3~4년 정도 지나야 제 맛이 나기 시작한다. 100% 프렌치 오크통에서 10개월 숙성을 거쳤다. 

[사진=나라셀라]

샤또 몬텔레나 와이너리의 역사는 알프레드 엘 텁스(Alfred L. Tubbs)가 자신의 포도밭을 갖기 위해 나파 밸리를 찾아 헤매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2년 1월 샌프란시스코 사업가였던 그는 세인트 헬레나에서 약 북쪽으로 2마일 떨어져 있는 칼리스토가 254에이커의 거친 땅을 소유하게 된다. 토양은 배수가 좋고 암석이 많았던 덕택에 포도를 경작하기 이상적인 조건이었다.

최고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그의 꿈이 현실로 이어지는데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밭을 경작하고 샤또를 짓자 마자 그는 바로 실력 있는 와인메이커를 프랑스에서 섭외해 온다. 1896년 자신의 와이너리를 ‘샤또 몬텔레나’라 명명하는데 이는 ‘세인트 헬레나 산’을 뜻하는 Mount Saint Helena의 줄임말이었다. 그 당시 샤또 몬텔레나 와이너리는 나파밸리 내 7번째로 큰 와이너리였지만 미국내 금주령이 찾아오며 와이너리는 문을 닫게 된다.

금주령이 풀린 뒤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다가 1971년 짐 바렛(Jim Barrett)이 이곳을 매입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샤또 몬텔레나의 르네상스였다. 짐 바렛은 포도밭을 재개간하고 현대 양조 설비를 대거 들여오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한 뒤 포도밭과 양조과정을 감독하기 위해 당시 로버트 몬다비에서 일하던 마이크 그르기치(Mike Grgich, ‘그르기치 힐즈’의 설립자)를 와인메이커로 영입하고 양조팀을 정비한다. 현재는 고인이 된 짐 바렛의 아들 보 바렛(Bo Barrett)이 와이너리를 넘겨받아 그 명망을 높여 나가고 있다.

[사진=나라셀라]

▶샤또 몬텔레나 샤도네이

○원산지 :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포도품종 : 샤도네이 100%
○알코올 도수 : 14%
○적정 음용온도 : 11~13도
○가격 : 18만원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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