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반전 입장을 견지해오며 아베 신조(安培晉三) 총리의 우파 정부와 거리를 두어 온 일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23일 56번째 생일을 맞아 또다시 '뼈 있는' 메시지를 내놨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배우고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은 나루히토 왕세자가 최근 생일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쟁으로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소중한 인명을 잃었고, 많은 분들이 큰 슬픔을 겪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역사의 교훈을 배우고 그런 참혹한 전쟁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노력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 가야 하며 지금도 각지에서 이어지는 분쟁이 해결돼 세계 평화가 찾아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부친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지난해 서태평양 팔라우 공화국을 방문하고, 지난달에는 필리핀에 가는 등 격전지를 찾아간 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루히토 왕세자는 ”(부왕이) 국적을 불문하고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분들에 대해 마음을 담아 위령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 왕세자의 이 같은 반전 의식과 역사 반성적 입장은 과거사 반성을 회피하면서 ‘강한 일본’만 강조하고 있는 아베 신조 현 총리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 측과는 여전히 불편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