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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연한 이야기] 불멸의 작가 ‘셰익스피어’…불멸의 캐릭터 ‘햄릿’
“아, 저주스런 운명이여. 내가 그것을 바로잡아야 하는 운명으로 태어나다니.”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 인물 중 ‘햄릿’은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복수해야 하는 자신의 운명 앞에 갈등한다. 갑작스럽게 부친을 잃고 어머니마저 숙부와 재혼해버리자 햄릿은 인생 자체에 회의를 느낀다.

삶과 죽음, 정의와 불의, 선과 악, 실체와 허구에 대해 고뇌하지만 이내 존재의 이유를 상실해버린 햄릿은 쓸쓸히 독백을 읊조린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올해는 셰익스피어가 죽은 지 400년 되는 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희곡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곳곳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햄릿’의 인기는 수백 년째 현재진행형이다. 연극,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 다양한 장르에 담겨도 어색함이 없고 저마다의 매력을 발산한다.

시간을 뛰어넘어 21세기 관객까지 매료시키고 있으니, 말 그대로 400년 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작가이자 캐릭터인 셈이다.

[사진제공=국립극장]

2016년에도 ‘햄릿’의 열기는 계속된다. 당장 오는 24일부터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햄릿’을 국립극장에서 NT Live로 만나볼 수 있다. 내달 8일 대학로에서 열리는 축제 ‘셰익스피어를 뒤집多’에서도 햄릿을 통해 현대사회를 되비추는 ‘어둠 속의 햄릿’이 공연된다. 하반기로 눈을 돌려도 ‘햄릿’의 활약은 계속된다. 성인 햄릿과 소년 햄릿의 심리를 교차한 연극열전의 ‘햄릿 더 플레이’(8월), 서울시극단이 국내 버전으로 번안한 ‘함익’(9월), 덴마크 리퍼블리크 시어터의 음악극 ‘햄릿’(10월) 등이 차례로 관객을 만난다.

전통 색채를 벗겨내고 한국적 이름을 붙여도, 덴마크 왕궁을 현대 재벌가로 바꾸어 놓아도, 줄거리를 음악이나 춤으로 표현해도 원작 ‘햄릿’이 담고 있는 주제의식만큼은 분명하게 전달된다. 새롭고 신선한 것을 좋아하는 현 세대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셰익스피어가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극 속 캐릭터에 녹여낸 ‘인간의 본질’이야말로 시대를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패한 사회에 분노와 불안을 느끼는 마음,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햄릿의 모습은 지금도 낯설지 않다.

흔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연극의 고전(古典)이라 칭한다. 재미없고 어렵지만 의무감으로 읽어야 하기에 괴롭다고 해서 고전(苦典), 혹은 너무 오래 전에 쓰여 이미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고전(固典)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는 수없이 무대에 올라도 지루하지 않으며, 지금의 ‘나’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읽을 때마다 매번 밑줄 긋는 구절이 달라지는 책처럼, 불멸의 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통찰을 줄 것이다.

뉴스컬처=양승희 편집장/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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