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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라는 언어로 소통하는 시스플래닛 오윤선 대표

미술작가를 발굴하고 전시, 기타 기획과 연결하는 시스플래닛은 2년간의 준비를 거쳐 2012년 정식으로 출범한 아트 매니지먼트 회사다. 2010년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작가와 아트 디렉터의 기획 콜라보로 진행했던 시스플래닛은 이듬해 큰 변화를 맞이한다. 


창립자 오윤선 대표는 2011년 교회 학생부 예배에서 자폐(서번트증후군) 아동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의 천재적일만큼 자유로운 감수성 중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으리라 확신하고 발굴에 나섰다. “교육과 미술을 동시에 전공하고 창작보다는 예술작품을 알아보는 것이 적성에 맞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밀알재단을 통해 평소 좋아하던 솔직함, 투명함, 선명한 컬러감, 작가의 진정성을 모두 표현하는 자폐성향의 작가들을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세상의 때가 타지 않은 원초적인 맑음에 반하게 됐고, 미술계에도 이런 작가를 발굴하는 매니지먼트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장애가 있는 예술가를 지원한다는 개념은 자칫 동정이나 연민으로 흐를 수 있지만, 오 대표는 지난 4년 간 그런 부담을 느낀 적이 없다고 한다. “우리와 함께 하는 다섯 작가들 중 가장 인지도가 있는 신동민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처음 봤을 때, 흉내낸 것이 아닌 독창적인 화풍과 색감을 발견하고 놀랐다. 어떤 편견도 없이 순수하게 작품을 해석할 수 있게끔 하는 감각이 보였다.” 그래서 2012년 시스플래닛의 첫 작업으로 ‘열린행성프로젝트’ 기획전시회를 열었다. 이후 도어즈아트페어, AHAF 아시아호텔아트페어, 중국 ICIS 문화엑스포 초대전, 이탈리아 트레비소의 passi 공정무역페어 등 다양한 테마의 전시회에 꾸준히 출품 및 참가해 호평을 받고 있다. “프로 작가들의 전시회는 불특정 다수의 관객들로부터 평가를 받기 때문에 문턱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어떠한 선입견 없이 작품 전시만으로도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 작품에 대한 호감이 판매로 이어지고, 신 작가처럼 개인전을 열 수 있는 인지도를 갖게 된다.” 그렇게 자폐 아동을 화가로 발굴한 사례가 알려지며, 2013년부터는 밀알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자폐아동 미술교육을 시작했다. 작가 당 선생님이 하나씩 붙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계약-> 소속작가를 무작정 늘리지는 못하지만,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인 가치, 그리고 장애가 있는 예술가를 지원하는 롤 모델을 제공하자는 목표를 꾸준히 지켜나갈 생각이다. 

“시스플래닛에서 우리 예술가들이 어떤 롤 모델이 되고, 또 리더가 되어서 소외된 사각지대 친구들을 이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 대표는 자폐라는 특수 상황 외에도 다문화, 소외된 예술가들에게도 시스플래닛의 문이 열려 있다고 덧붙인다. 크게 보면 순수하고 변치 않은 진정성이야말로 시스플래닛이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명 가수 인순이를 연예인이 아닌 편한 친구로 대하는 자폐 작가들도,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미술 지망생도 모두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오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프로젝트도 1월부터 시작됐다. 시스플래닛 안에 하루 5명 정원으로 <그림충전소>라는 일반인 대상 클래스를 개최했다. 물감, 캔버스 같은 그림 도구들과 작품, 작가들이 있으니 일상에서 쌓인 답답함, 직장스트레스를 벗어나 자신 안의 무언가를 끄집어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중에 많은 데생, 디자인 위주의 클래스들이 있지만, 시스플래닛에서는 무엇보다 스스로의 특징을 그림에 표현할 수 있도록 개성을 존중하며, 화려하고 낯선 세계의 조합을 좋아하고 색칠하는 클래스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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