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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에세이] 국내유일 인천 관교동‘ 키니스 장난감병원’…뚝딱 뚝딱…고장난 장난감 무료로 고쳐드립니다
“뽀로로가 나가신다.” “콩콩콩순이~콩콩콩~”

소리가 흘러나오는 곳은 인천 남구 관교동의 한 다세대주택. 66㎡(약 20여평) 남짓한 이 공간에는 저마다 자리를 잡고 앉은 할아버지들이 쉴새 없이 장난감을 만지고 있다. 드라이버로 분해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납땜을 다시 하면서 장난감을 조립하고 있다.

“이야! 이놈이 날 힘들게 하네.” 


한켠에서 일에 집중하던 한 할아버지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혀 있다. 그래도 수리가 끝난 장난감에서 소리가 나오자 할아버지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할아버지들과 장난감의 만남. 어딘가 수상한 풍경의 이곳은 국내 유일의 ‘장난감 병원’이다. ‘키니스 장난감병원’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어린이를 의미하는 영단어 키드(kid)와 노인을 뜻하는 실버(silver)를 섞어 만든 이름이다.

국내 유일 장난감병원인 ‘키니스 장난감병원’은 인하공업전문대에서 학장까지 지낸 김종일 박사(현 키니스 장난감병원 이사장)가 지난 2011년 동료 교수들과 의기투합해 세운 비영리 민간봉사단체다. 저마다 자리잡고 앉은 할아버지 의사들이 쉴새없이 장난감을 고치고 있다.

인하공업전문대에서 학장까지 지낸 김종일 박사(현 키니스 장난감병원 이사장)가 지난 2011년 동료 교수들과 의기투합해 세운 비영리 민간봉사단체다.


김 이사장은 “영세한 국내 장난감회사는 수리서비스가 잘 되지 않아 정든 장난감이 망가져 속상해 하는 아이들과 경제적으로 힘든 부모들을 위해 봉사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여기서 일하는 분들은 전기ㆍ전자 분야 박사다. 무료로 재능기부 해 주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할아버지 전문의’들은 온라인을 통해 장난감 진료 접수를 받아, 택배로 도착한 고장난 장난감을 돌본 뒤 돌려보낸다. 고장난 장난감의 완치율은 70~80% 정도다. 

아이를 둔 엄마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고장난 장난감을 고쳐달라는 요청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덕분에 밤 늦게까지 장난감을 고치는 날이 많다. 


김 이사장의 목표는 장난감 병원을 전국 곳곳에 세우는 것이다. 그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전국 곳곳에 지사를 세우면 은퇴자들의 일자리 창출과 더 빨리, 더 많은 아이들의 장난감을 고쳐줄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글ㆍ사진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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