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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시장은 여전히 무한…속도내는 ‘K-뷰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 시장은 여전히 무한하다. 올해도 뷰티시장의 관전포인트는 중국 시장이 얼만큼 성장할 지가 될 것이다”(뷰티업계 관계자).

메르스라는 대형악재가 있었다. 중국인이 발길을 끊은 지난해 여름 명동거리는 어느 때보다 한산했다. 매출 부재에 대한 우려도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화장품 시장이 최근 몇 년 공을 들여온 중국 드라이브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장기간 경기불황, 내수침체의 늪에서 화장품업계는 중국 매출의 증가세에 힘 입어 잇달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신라면세점

‘K-뷰티’가 화장품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은 지는 오래다. 그럼에도 업계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이 아직도 무한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말 LG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은 세계 2위 규모지만, 화장품 사용 인구는 당시 기준으로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새 브랜드 진출,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영업 확대 등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넓히기 위한 화장품업계의 움직임은 올해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대(對) 중국 수출 1년새 100% 신장…수출 효자로=국산 화장품의 중국 진출은 해를 거듭할 수록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중국 시장 내 한국 화장품은 매해 두 배 가량 입지를 불리며 존재감을 다지고 있는 중이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3년 2억 8580만 달러였던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2014년에 5억 3360만 달러로 성장,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00% 이상 신장하며 10억 8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9월 기준으로 한국 화장품은 중국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일본과 미국 등을 누르고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관련업계는 식지 않는 한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이라는 인식, 해외직구 확대 등 판로의 다변화가 한국 화장품에 대한 뜨거운 인기를 이끌어냈다는 분석하고 있다.

덕분에 일찍이 중국문을 두드린 업체들은 중국 매출 확대로 내수 부진 만회를 넘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잇달아 발표하며 ‘K-뷰티’의 명성을 입증했다. 국내 화장품 시장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2015년 매출액은 지난달 26일과 이달 2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의 화장품 매출 신장에 힘입어 전년대비 각각 20.1%, 13.9% 증가, 나란히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지난 1992년 중국 진출 이래 5개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를 필두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아시아시장에서만 매출이 51.5%나 성장했다. 중국 매출 성장, 아세안 시장에서의 마케팅 확대 강화가 주요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의 고성장에는 중국의 기여도가 컸다”고 설명했다. 중국 진출의 핵심브랜인 이니스프리는 온라인과 면세매추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개선, 지난해 매출은 30% 신장한 5921억원, 영업이익은 64% 뛴 1256억원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화장품이 43.2%, 생활용품이 16.1%, 음료가 37.5% 매출 신장을 기록, 사상 최초로 매출 5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시장에서만 화장품과 생활용품 매출이 51% 뛰며 2015년 중국매출은 3017억원을 달성했다.

에이블씨엔씨의 중국 매출도 매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현재 중국에 13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중국지사 매출은 2014년 대비 25% 성장, 450억원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올해도 20% 이상 성장을 목표로 중국 내 매장을 확대, 적극적인 영업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화수’와 ‘후’의 거침없는 성장=지난 한 해도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와 LG생활건강 ‘후’ 등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 브랜드의 활약이 눈부셨다. 2004년 홍콩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태국, 베트남 등 약 1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는 설화수는 2015년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해외시장에서 설화수는 매해 6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 여기에 지난해 설화수는 중국에서만 110% 성장을 이루며 뷰티, 패션브랜드를 포함해 국내 브랜드로서는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후’의 성장세도 무섭다.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중국 시장 내에서 몸집을 키워 온 후는 면세점 매출 1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는 중국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글로벌 매출 8000억원을 넘어섰다.

업계는 2016년에도 두 브랜드의 거침없는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현지 포트폴리오 강화, 신규 면세점 입점, 방한 중국 관광객 증가가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 브랜드들이 고성장세를 보이면서 제 2의 설화수, 후를 목표로 한 브랜드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의 글로벌 영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 강화, 이니스프리의 아시아 시장 공략 가속화 등에 이어 아이오페 등의 론칭을 통해 중국 사업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발효화장품 브랜드 ‘숨’의 중국 로컬시장 진출을 본격화, 후의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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