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건설환경硏 포럼
“작년 건설시장은 좋았다. 하지만 ‘불안한 장작 불꽃’ 같다.”
28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진행된 제7회 관지포럼. ‘한국건설의 2025년 주요이슈 전망과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가 연 포럼에선 한국 건설산업의 문제점과 당면과제들이 가감없이 제시됐다. 특히 해외수주에 관한 한 대통령 의존증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이복남 서울대 산학협력중점교수는 현재의 국내 건설ㆍ부동산 시장을 ‘불안한 장작 불꽃’에 비유했다. 여전히 빛을 내고 있지만 순식간에 바람이 불면 금세 꺼져버릴 수 있다는 점이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내수(주택) 시장이 꺼질 것은 시간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는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량이 크게 늘었지만 가격 수준은 크게 도약하지 못했다는 점, 분양물량이 일시에 쏟아지면서 향후 ‘분양 절벽’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민간업체들이 해외에서 거둔 건설수주도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언급됐다. 그는 “소위 ‘수주 제일주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이 거둔 해외 수주액은 약 461억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30%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1~2년 사이의 해외건설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1차 침체기’(2009~2010년)에 이은 ‘2차 침체기’라고 한다.
정부와 업계를 향한 쓴소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국토부가 고급 건설인력을 육성한다면서 특허를 내라고 한다. 우리 업체들이 특허가 없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며 “건설 분야에서의 인재육성, 의사결정 등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어 “기업에 뭔가 프로젝트 구상을 제안하면 ‘돈이 안된다. 대통령이 (발주국으로) 가서 수주를 따내게 도와줘야 한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꼬집었다. 해외수주에 관한 한 대통령 의존증이 과하다는 지적이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