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를 세로로 놓고 앉은 뒤, 부대 앞쪽을 손으로 잡고 발을 굴러 출발하는 순간, 엉덩이 뒷쪽 비닐에 등을 살짝 붙이듯 한 자세를 취하면 된다. 살짝 뒤로 자빠져야 비닐 표면과 눈이 밀착되고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비료 푸대‘ 썰매는 속도를 낸다.
경사진 밭에 눈이 쌓이면 비료 부대가 지나갈 곳의 눈을 밟아 길을 내 주어야 한다. 그냥 탈 경우 눈덩이가 앞쪽으로 쏠려 모아지면서 썰매 길을 막게되기 때문이다.
사는 곳은 달라도 비슷한 자연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의 문화적 액션 본능 또한 유사한 것일까.
한국의 가난한 산간지방 아이들에게나 있을 법한 비료부대 썰매는 사실 유럽과 미국의 산간지방에서도 있었다.
바로 종이박스 눈썰매. 물론 썰매로 이용되는 자연재료, 재활용품 재료는 나무, 플라스틱 등 수없이 많다. 이처럼 사람이 손쉽게 만드는 썰매를 ‘카드보드’라든지 ’토보간‘ 등으로 부르는데, 이는 오랜세월을 거쳐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인 ’루지‘로 이어졌다.
국내 최초로 종이썰매 대회가 오는 2월21일 경기도 포천의 이랜드파크 베어스타운 스키장에서 열린다.
미국에서도 ’US National Toboggan Races‘ 등 참가자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전통 눈썰매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
베어스타운과 스포츠 마케팅 기업 W SPORTS SALES(이하 WSS)가 공동 주관하는 ‘스노우 박스런’(www.wsportssales.com)은 3~5명이 한팀을 이루어 종이박스나 패트병과 같은 친환경 재료를 이용하여 팀별로 각자의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재미있고 재치있는 눈썰매를 만들어 레이스를 펼치는 이벤트로, 다양한 연령층의 일반인 약 200여명과 몇몇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WSS 이영재 대표는 “이번 스노우 박스런은 창의력, 도전정신, 다양성, 친환경을 핵심가치로 국내 최초로 열리는 1회 대회로서 새로운 겨울 놀이 문화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 잘 다지는 대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참가자 모집은 1월 29일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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