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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일 남은 리우올림픽 ‘불안 불안하다’
최악경제위기로 올림픽 예산삭감테니스장 등 인프라 공사도 지연경찰예산도 삭감 치안불안까지
최악경제위기로 올림픽 예산삭감
테니스장 등 인프라 공사도 지연
경찰예산도 삭감 치안불안까지



“깎고, 깎고, 더 깎아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이 꼭 2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남미에서 최초로 열리는 리우올림픽은 오는 8월 5일부터 21일까지 17일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쳐진다. 206개국에서 1만5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어야 할 리우데자네이루는 그러나 지금 ‘전쟁’ 중이다. 바로 브라질 경제위기로 인한 올림픽 예산 삭감 전쟁이다.

브라질은 현재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역대 최악의 경제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50%나 급락했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부정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탄핵 위기에까지 몰렸다.

리우가 올림픽 개최 도시로 결정된 2009년 2월 당시 예산은 71억달러 정도였지만 지금은 1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예산을 최대 30% 줄이기로 결정했다. 예산 삭감 계획은 이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브라질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리우올림픽의 예산 삭감으로 올림픽 스폰서인 파나소닉이 전례없는 개폐막식 후원까지 하게 됐다. 리우올림픽조직위는 런던올림픽의 10분의1 수준으로 계폐막식 예산을 책정했지만, 이 마저도 진행하기 힘든 처지에 놓였던 것이다.

또 조직위는 당초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묵을 선수촌 방의 에어컨 사용료도 각자 지불하게 할 계획이었지만 이는 많은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대신 선수촌 개인방의 TV 설치는 없는 걸로 결정됐다. 자원봉사자 수도 당초 3만 명에서 2만 명으로 줄였다. 역시 예산 때문이다.

예산 삭감으로 경기장 등 인프라 공사도 늦어지고 있다. 리우 시 당국은 테니스장과 승마장 건설 공사를 맡은 컨소시엄이 공사 일정을 맞추지 못하자 계약을 전격 취소하고 1100만 헤알(약 33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해당 컨소시엄은 “리우 시 당국이 2014년 7월 공사 계약을 체결한 이후 대금 결제를 미루는 바람에 공사가 늦어진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리우 시는 경기장 유지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금 결제를 늦췄으며 최근에는 350여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조정경기장과 수영장에 마련되기로 한 3000~4000 관중석도 아예 설치 계획에서 제외해버렸다. 올림픽 예산 삭감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가지다. 최악의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방만한 올림픽 경영을 타개할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선이다.

매트 스미스 국제조정연맹(FISA) 사무총장은 “1984년 LA올림픽부터 쭉 봐왔지만 이렇게 부실한 올림픽 준비는 처음이다. 남미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상징성은 이해하지만 떠안아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반면 크리스토프 두비 IOC 올림픽 수석국장은 “‘예산 삭감’ 아닌 ‘효율성’으로 보고 싶다. 소치올림픽이 51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써서 전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리우는 그 반대다. 다른 나라들이 보고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다. ‘리우 매직’이 될 것이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에두아르도 파에스 리우 시장도 “우린 중국도 아니고 영국도 아니다. 가난한 나라다. ‘돈 낭비 하지 않는’ 올림픽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산 삭감의 가장 큰 문제는 불안한 치안이다. 브라질 정부가 연방경찰 예산까지 삭감하면서 올림픽 치안 대책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리우 올림픽 기간에 군과 경찰을 합쳐 8만5000 명(군 3만 8000명, 경찰 4만7000명)을 동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치안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연방경찰은 정부의 예산 삭감에 반발해 리우올림픽 치안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이에따라 리우 올림픽 치안 지휘권을 연방경찰이 아닌 군에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우 시의 치안이 가뜩이나 불안한 상태에서 연방경찰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올림픽 안전에도 구멍이 생길 수 있다. 리우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총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며, 주민들이 치안 불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우범지역 뿐 아니라 보행자가 많은 곳에서도 강력사건이 빈발하면서 치안대책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우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가로막을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치안 불안을 들고 있다. 개막일까지 앞으로 200일. 아직도 예산 삭감 전쟁으로 시끄러운 리우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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