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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20달러대 시대…세계경기 침체 반영, ‘저유가의 재앙’ 본격화한다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저유가의 ‘재앙’이 한국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유가 하락세는 세계경제 침체와 겹쳐 신흥국 등 수요를 줄이면서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말∼2015년 초 무렵 국제유가 하락 추세가 본격화할 때만 해도 저유가를한국 경제에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게티이미지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한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선 유가가 내리면 공장 가동 등에 필요한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유리하다.

이로 인해 휘발류ㆍ경유 등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상품 생산비용이 줄어들면서 가계의 실질구매력과 기업 수익성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계의 소비가 증가하고 기업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경기가 좋아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작년초 ‘유가하락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적으로 저유가의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20달러대까지 급락하면서 저유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저유가가 세계경기 침체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산유국 등 신흥국 경제가 악화하면서 수출 측면에서 악영향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의 58%가 신흥국을 상대로 하고 있는데,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이들 국가로의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중동 등 산유국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조선ㆍ건설ㆍ플랜트 등 주력 수출분야의 수주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2월 초 기준으로 작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약 409억5700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595억6000만달러에 비해 31.3%나 급감했다. 이 가운데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수주액은 147억2600만 달러로 52%나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시추업체들이 줄줄이 발주 및 계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해운업계는 일감이 줄어 선박을 거의 발주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조선업계도큰 타격을 입었다. 조선사들은 지난해 사상최악의 경영실적을 내면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세계 경제에 뚜렷한 개선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저유가가 불안한 이유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일본 및 유럽연합의 경기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이로 인해 미국의 경기개선 속도도 둔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한국의 수출이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수출산업의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연구개발 투자확대 등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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