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기부자, 성북구에 쌀 300포 쾌척

-주민들도 ‘선행 릴레이’ 동참 훈훈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짤막한 전화 한통이 올해도 어김없이 걸려왔다. 직원 모두가 새벽에 출근해 20kg 포장쌀을 나르는 힘든 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힘든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15일 서울 성북구에 따르면 올해로 6년째 익명의 기부자가 20㎏ 포장 쌀 300포대를 보내와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얼굴 없는 천사가 그동안 성북구에 기부한 쌀만 1800포대, 8100만원 어치다.

한 두 해의 이벤트로 예상했던 주민센터 직원들도 6년 동안 선행이 이어지자 감동을 넘어 자랑스러운 눈치다.

매년 설 명절 전 월곡2동주민센터 직원들이 총동원 돼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지자 구경을 나왔던 주민 중 일부는 아예 팔을 걷어 올리고 쌀 나르는 것을 거들기도 한다.

6년째 기부천사가 보낸 쌀 300포…주민들도 응답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에 주민들도 응답했다. 나눔을 실천하는 주민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우종순 씨는 쌀을 나른 후 아침을 먹기 위해 들른 월곡2동 직원들에게 “천사처럼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병구 월곡2동장은 “기부천사의 선행이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힘을 보태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선행이 퍼지고 있다”며 “쌀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틈새가정 등에 골고루 전달하겠다”며 훈훈해 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월곡2동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우리 곁에 마음 따스한 이웃들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줄 뿐만 아니라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