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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짧아진 신호에 꽝꽝꽝…서울역앞 교통사고 되레 늘었다
교차로내 사고 빈발 부상 속출
교통흐름 회복 市설명과 배치
경찰 “속도 높지않은데…이례적”
일부방향 신호단축 운전자 조바심



13일 서울역 고가 폐쇄 한달. 통일로~퇴계로 직진차로 신설 등 바뀐 교통 환경에 시민들이 적응하면서 폐쇄 전 수준의 교통 흐름을 회복했다는 서울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울역 앞 교차로는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호가 짧아지니 교통사고 늘었다=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서울역 고가 차량 진입이 통제된 이후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역 앞 교차로에서 발생한 경상 이상 치료를 요하는 인사사고는 7건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속도가 크게 높지 않은 도심 특성 상 차 대 차 사고에서 부상이 발생한 것은 고가 폐쇄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물 사고의 경우 경찰을 통해 합의를 보려는 신고자가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역 고가가 통제되면서 이 지역의 교통사고 발생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시민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짧아진 녹색 신호였다. 서울시 교통운영과 관계자는 “다른 방향 도로의 신호 시간을 줄여 통일로와 퇴계로를 잇는 직진차로에 직진 신호를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퇴계로에서 통일로 방향으로 진행하는 직진차로의 녹색신호 길이는 25초 가량이고 통일로에서 퇴계로로 이어지는 반대편 차로의 직진신호는 이보다 긴 1분 가량이다. 그만큼 숭례문과 서울역 사이나 통일로와 서울역 사이를 오가는 차량들이 받는 직진 신호는 짧아졌다.

건너가야 하는 교차로의 길이는 같은데, 녹색 신호가 짧아지다보니 운전자들의 마음은 바빠졌다. 녹색신호에 교차로에 진입했더라도 건너가는 중간에 적색신호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특히 회현역에서 통일로를 거쳐 교차로에 진입하는 구간은 도로가 오른쪽으로 꺾여 신호등을 발견하기 힘든데다 횡단보도와 신호등 사이 거리가 짧아 미처 황색 신호로 바뀌는 것을 보지 못하고 교차로로 진입하다 멈추는 차량이 많았다.

이곳의 직진신호가 꺼지면 바로 숭례문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진행하는 직진 신호가 켜지기 때문에 교차로에 멈춰선 차량들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바뀐 차선에 엉키는 차량들=염천교 교차로를 경유하는 우회로도 혼잡한 곳 중 하나. 염천교에서 통일로로 진입하는 우회전 차로는 두개.  서울시는 이곳의 우회전 신호 시간을 늘렸다. 문제는 지하차도 때문에 통일로로 진입하는 도로 폭이 좁다 보니 칠패로에서 좌회전하는 차량과 엉키기 쉽다는 점이다. 게다가 서울역부터 늘어선 택시 대기줄이 이곳까지 이어져 더욱 혼잡하다.

갈월 지하차도를 이용하는 남쪽 우회로도 마찬가지다. 경찰 관계자는 “갈월지하차도는 항상 막히는 남영역 지하차도를 피해 올라온 차량들만으로도 통행량이 포화상태였는데 여기에 우회차량까지 합세하면서 서로 먼저 가려는 운전자들 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체감 혼잡도는 여전=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혼잡도는 여전하다. 서울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서울역 인접도로의 출근시간대 차량 통행 속도는 이달 둘째주 22.8㎞로 고가 폐쇄 전인 작년 12월 둘째 주 시속 23.4㎞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초기에 통행속도가 나빴던 한강대로와 통일로도 통제 1주차 대비 4주차 속도가 약 시속 4㎞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높다. 한 택시 기사는 “출퇴근 시간에는 이곳이 막힐 거라고 생각한 차들이 다른 곳으로 빠지면서 이전보다 차가 더 잘 빠지지만 그외 시간에는 잘 모르는 차량들이 진입하면서 여전히 막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종로나 신촌 역시 이곳의 여파로 더 막히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원호연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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