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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해라 2015] 스포츠영웅들의 '기적'과 '거짓말'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기적은 노력하는 자에게 온다 전해라.”

2015년 한국 스포츠의 키워드는 ‘기적’과 ‘거짓말’이다. 한국 골프 사상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여제’ 박인비(27)와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차지한 야구대표팀은 눈부신 ‘기적’을 일궜다. 하지만 해외 원정도박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 일부 선수들은 거짓말까지 하며 팬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안겼다.


박인비와 야구대표팀이 맺은 열매는 사실 기적이 아니었다. 만족함이 없는 부단한 노력이었고, 포기할 줄 모르는 질긴 근성이었다.

박인비는 지난 8월 2015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여자골프에서는 역대 7번째로 5개 메이저대회 가운데 4개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US여자오픈(2008, 2013년)과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2013년), LPGA 챔피언십(2013, 2014년)을 제패한 데 이어 마지막 퍼즐을 채웠다. 박인비는 올해 LPGA 투어 평균타수 1위에 올라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포인트 27점을 모두 채웠다. 이제 2016년 시즌만 뛰면 LPGA 투어 활동 기간 10년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시켜 박세리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9월 작고한 미국 전설의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을 현실화시켰다. 김인식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대표팀은 11월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미국을 대파하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압권은 일본과 준결승전이었다.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개막전서 0-5 완패를 당한 한국은 도쿄돔에서 열린 4강전서 또다시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끌려가며 0-3으로 뒤진 채 9회를 맞았다.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한국은 선두타자 오재원의 안타를 시작으로 믿기지 않는 연속 안타행진을 벌여 4-3의 기적같은 대역전극을 펼쳤다. 포기하지 않은 태극전사들의 열정에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이 뜨거워진 날이었다.

어두운 그림자도 있었다. 스포츠에서 반드시 추방시켜야 할 도박과 약물 파문이다. 문제가 된 선수들은 초반에 거짓말로 발뺌해 팬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임창용과 윤성환, 안지민 등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주축 투수 세 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거액의 원정 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처음엔 전면 부인했지만 검찰 조사에서 “수억원대는 아니고 수천만원 정도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야구팬들은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왜 하지?” “도박도 짜증나는데 거짓말까지…. 제발 거짓말 좀 그만하라고 전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수영스타 박태환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큰 충격을 줬다. 박태환과 금지약물 성분이 든 네비도 주사제를 투여한 의사 간에 ‘거짓말 공방’이 1년 내내 계속됐다. 법원은 최근 의사에게 의료법 위반 책임을 물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박태환은 고의성 의혹에선 벗어났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명예에는 심각한 상처가 남았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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